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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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는, 그 작품 세계로 빠져들게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 붉은 손가락이란 작품은 특히 그렇다. 가가 형사가 등장하는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소설은(시리즈라고 해도 각 권마다 연계하는 스토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따로따로 읽어도 상관 없다), 초반부터 강렬한 소재로 우리들을 사로잡는다. 맹목적인 엄마, 여자 아이를 살해한 살인마가 된 아들 등등······. 그런 것들을 아빠의 시점에서 서술해나간다. 이 가족은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비틀어지게 된 것일까?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그런 답답한 마음은 점점 전개 속도를 높여가며 독자들을 충격의 결말로 이끌어 나간다. 이 소설에서는 다시 또 한 번 가가 형사가 그만이 가진 특유의 매력적인 면모를 보이며 사건 과정을 추리해나간다. 과연 그는 이 사건의 숨은 진실, 또한 거기에 더 숨겨져 있는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게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나온 여러 소재, 이야기들은 현대인으로 하여금 ‘가족’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자신의 가족에게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닐까? 그리고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부모 탓, 환경 탓으로 전개해나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그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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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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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살인 공소시효의 딜레마 - 유성의 인연 1‘에서 이어진 내용입니다)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유성의 인연이지만, 물론 거기에서 끝나면 맛이 조금 부족할 것이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가자. 세 남매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살해당했다. 그 살인자는 잡혔을까? 아니다. 그는 잡히지 않았고, 아직도 버젓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살인의 공소시효 만료가 다가온다. 과연 세 남매는, 그 전에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잡지 못할 것인가? 공소시효란 이렇게, 유리한 점이 있는 반면 단점이 있다. 특히 살인에 대한 공소시효는 논란이 많은 것이다. 기한을 둘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하지만, 어제 잡힌 범인이 오늘이었으면 체포할 수 없었다는 것 등은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아무튼, 세 남매는 사기를 치다가 범인의 꼬리를 잡을 수 있는 증거의 꼬리를 잡게 된다. 그리고 봉(?)에게 가까이 접근하며 그 증거의 명확한 실체를 캐내려고 한다. ‘부모가 살해당한 아이들’, ‘피해자의 가족’에 주제를 맞춘 이 작품은 이렇게 재미있는 상황 설정도 이끌어내게 된다. 부모님이 살해당한 날 본 수상한 사람의 얼굴은 한 명이 기억하고 있지만, 범인을 체포하려면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세 남매는 일부러 증거를 조작해서 꾸며내려고 한다. 사건이 일어난지 거의 15년이나 됐다는 점도, 그 비애의 한 원인이다. 작품은 마지막에 확실하게 반전으로 우리들에게 보답한다. 그리고 많은 여운을 느낀다. 세 남매는 그 뒤로도 계속 행복하게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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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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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공소시효를 소재로 한 작품은, 소재가 워낙 좋아서인지 꽤 많이 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이 유성의 인연이란 작품도 그 소재를 사용한 작품들처럼 어느 정도 천편일률적인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건 내 오산이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마지막에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할 반전을 준비해두고 있다. 이 작품은 뭐랄까- 진지와 코믹 사이- 랄까. 진지한 부분도 있고, 웃긴 부분도 있다. 심각한 소재를 심각하지 않게 그려 내는 연출 기법은, 작가의 중요한 소양 가운데 하나인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소양을 확실하게 갖추고 있다. 물론 진지할 때는 진지하지만. 이 작품은 무엇보다 케릭터성이 돋보인다. 부모가 살해당한 세 남매가 고군분투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내용은 정말 재미있다. 무엇보다 그들이 힘을 합쳐 ‘사기팀’이 되고 ‘사기꾼 팀웍’을 전개해 나가는 건 정말 우스꽝스럽다. 속는 사람도, 속이는 사람도 재미있다(물론 추리 작가다보니, 사기 수법이 어설픈 건 아니지만). 하지만 그들 남매에게는 죄책감이 있고, 그 죄책감 때문에 사기를 그만두거나 감옥에 스스로 잡혀 가기도 한다. 이런 재미가 이 작품을 드라마로 만들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리뷰는 ‘살인 공소시효의 딜레마 - 유성의 인연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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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의 만찬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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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여사에게는 뭔가가 있다. 추리 작가로서 중요한 무언가가 끼어(?) 있는 것 같다(모르겠다, 마가 낀 것일까? 그럴 만도 하다). 이 소설 또한 과연, 역시, 크리스티다 싶을 만큼 재미있다. 크리스티의 알려진 작품들만 굉장한 게 아니라, 이런 작품들도 재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추리 소설의 꽃이 트릭이라면, 꼭 필요한 조미료가 반전이라 할 수 없다. 반전이 없다면 추리 소설은, 식상해진다. 마치 잉꼬 없는 붕어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추리 소설은 꽃도 있고, 꼭 필요한 조미료도 들어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님도 보고, 뽕도 따고 랄까?). 이 소설은 여러 가지로 크리스티의 처녀작인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과 비슷하다. 우선 범인인 것 같았다가 범인이 아닐 것 같았던 인물이 범인이라는 구성이 그렇고, 포와로가 탐정으로 등장한다는 점 등이 그렇다. 유명한 여배우 제인 윌킨슨은 마치 요즘 시절의 된장녀(···)를 보는 것 같다. 크리스티에게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 그렇다기 보다는 사람은 어느 시절이든 어느 정도 비슷한가 보다는 게 나은 결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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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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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생각나는 제목이긴 한데, 내용적 상관은 전혀 없다. 이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라는 책은 정말 명작이다. 총 세 편의 중편이 나오는 소설인데, 여기에선 제목으로도 사용된 첫 번째 중편인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 대해서만 다루겠다. 주인공은 명탐정의 조수이다. 어느 날 명탐정이 사건이 휘말려 죽게 된다. 주인공은 열심히 머리를 쓰고, 결국 사건을 해결해 ‘명탐정’이 된다. 그리고 일어나는 반전. 사건의 이면에는, 우리가 상상도 못한 반전이 숨어 있었다······! 주인공이 조수를 맡은, 죽었던 명탐정은 사실 죽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됐을까? 사실, 그는 죽었다. 무슨 말이냐고? 그 뜻은 책을 보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이 중편은 다른 두 중편이 무거운 분위기인 데에 비해(특히 두 번째 중편인 ‘생존자, 1명’은 끔찍할 정도로 진지하고 또한 잔인하기도 하다. 난 그게 재미있지만!), 굉장히 유머러스한 분위기다. 물론 사건 내용, 전개까지 유머러스하진 않지만. 작가라면 모름지기 이런 ‘병맛’도 쓸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라면 암울한 일이겠지만(이 우타노 쇼고라는 작가는, 다른 중편들을 볼 때 그 이외의 것들도 잘 써내는 것 같다). 주인공은 과연 정말 명탐정이 됐을까?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까? 그런 의문들을 남기게 하는 중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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