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소설도 쓸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만큼 이 책에서는 곳곳에 작가의 개그 센스가 난무한다. 탐정 소설에 자주 나오는 여러 부분들을 공식화하고 그것을 이용해 블랙 유머화시킨 이 작품은, 인기를 끌어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히가시노 게이고, 또냐?). 개그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머러스한 느낌이 넘치는 소설이 바로 이 ‘명탐정의 규칙’이지만, 한편으로 이 책은 뛰어난 트릭들을 담고 있기도 하다. 블랙 유머와 트릭이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폭소를 터뜨리게 하고 또한 궁금했던 점들이 속시원히 풀릴 땐 ‘아하, 그렇구나’ 생각하게도 만드는 것이다. 마치 마법과도 같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실력이 이러한 현상을 이끌어낸 것이다. 내 말이 과찬이라고 생각된다면, 작가의 다른 작품을 봐보라. 결코 과찬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은(그만큼 ‘탐정의 규칙’들이 많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알짜배기다. 어떤 의미론 추리 작가의 자백 같기도 하다.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도 좋지 않겠느냐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