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 - 간호천사 아닌 간호전사 이야기
알앤써니 지음 / 읽고싶은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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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사의 경험을 솔직하게 담아낸 에세이

- 대학병원 3년, 경력 단절, 다시 대학병원으로 간 저자

-간호사의 근무 환경을 알고 싶다면


 

 

 


 

 

책 소개

*일부 스포 주의



 

 

 


- 날아가는 소리를 잡아서

 

이처럼 이분 저분 대충 말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혹시 상대방이 그렇게 말을 한다 해도 허공을 보며 하는 말도 잘 알아듣고 실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병원에서는 "들은 적이 없는데요. 그런 말씀을 언제 하셨죠?" 라고 반응할 수는 없다. 허공에 흩뿌려지는 소리들도 '나이스 캐치!' 해야 한다. 간호사들이 길러야 할 또 다른 스킬이다. 그렇게 하자면 환자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신공을 길러두어야 하는 것이다.

 


 

 



 

- 간호사가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는 불편해

 

나는 간호사들이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잘 보지 못한다. 간호사들이 주인공이 되어 나오는 경우도 거의 없지만, 그나마 조연으로 나오더라도 간호사의 모습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방영만 되었다 하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의학 드라마를 예로 들어 보자. 주인공인 의사들은 자율적이고 진취적이고 해결사들이다. 간호사들은 그에 반해 전문적 업무보다는 단순한 보조적 역할을 하는 수동적인 모습이다. 이렇게 그려진 간호사의 모습을 본 일반인들은 간호사는 그저 의사에게 종속되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것은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 아프고 나서야 병원을 그만 두는

 

간호사들은 환자와 보호자의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영적 건강을 돌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간호사들이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얻기도 한다.

지금이야 AIDS가 만성병처럼 관리되고 있지만, AIDS는 죽을 병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내 친구 B는 AIDS 환자의 혈액을 뽑다가 그 환자의 바늘에 찔렸다. 부푼 꿈을 안고 일을 시작한 지 채 1년이 안 되었을 때 당한 사고였다. 절망에 빠진 친구는 병원을 그만두었고 그 이후 소식이 끊어졌다.

 



 

 


 

 

서평 및 책 리뷰



 

 

- 간호사가 펴낸 간호사 에세이


 

주변에 간호사가 많아 간접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의 분투를 자세히 알고 싶어 읽게 되었다.

​작가 알앤써니는 3년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한 후, 사표를 내고 15년을 다른 직업으로 일했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간호사의 처우와 문화를 느끼고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책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간호사의 근무 환경, 대학 병원의 부조리한 모습, 그곳에서 느끼는 좌절, 겪었던 좋은 경험들 동료들과의 이야기,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간호사 등등.

생생하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어 간호사란 직업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솔직하게 풀어낸 직업 에세이


 

나는 간호사 지인이 많아서 얼핏 근무 환경이 힘들고, 간호사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다고 들었다.​

병원에서 환자들이 간호사를 의료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도, 3교대가 힘들다는 것도, 태움 문화때문에 고생한다는 것도, 끊임없이 의학 지식을 공부해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에세이로 보니 새로운 느낌이었다.

책을 통해 간접경험한 간호사의 세계는 정말 힘들어보였다. ​어느 직업인들 안 힘든 직업은 없겠지만,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은 정말 열악하다. 배정된 환자 수도 많고,인식도 안좋고, (간호사를 의사의 보조 정도로 취급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근무 강도나 중요성에 비해 페이를 많이 주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 더해진 태움 문화까지...

​정말 개선되어야 할 환경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가 보다. 책은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고 과연 나는 어땠는가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반성하게 되기도 했다.

 

 


 

- 직업에 대해 간접경험할 수 있다


 

요새 이런 직업에 대한 에세이를 자주 보게 되는데, 내가 해보지 못한 일, 경험하기 어려운 일 대해서 간접경험할 수 있어 장점인 듯 하다.

​간호사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라서, 간호사에게는 공감을 주는 책이라서, 그리고 일반인들에게는 간호사의 환경에 대해 알 수 있어 좋은 책인듯 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직업 에세이를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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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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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탐미소설을 보고 싶다면. 일본의 고전미도 잘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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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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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탐미 문학의 대가 다니자키 준이치로

- 7편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

- 탐미주의, 페티시즘 등 독특한 문학세계를 가진 작가

슌킨 이야기

 

 


 

 

줄거리

*일부 스포 주의

 

 


 

- 첫번째 단편, 문신

 

그의 오랜 소원은 미녀의 빛나는 피부에 자신의 혼을 찔러 넣는 것이었다. 그 여자의 체질과 용모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었다. 단지 아름다운 얼굴, 아름다운 피부만으로는 좀처럼 만족할 수 없었다. 에도 유곽 거리에서 이름을 떨치는 여자들을 모두 조사해봐도 그의 마음에 흡족한 정취와 분위기는 쉽사리 발견되지 않았다. 아직 못 본 사람의 용모와 자태를 마음속에 그리고 동경하며 3~4년을 헛되이 보내면서도 그는 여전히 그 소원을 버리지 못했다.

 

(..)

 

소녀는 잠시 이 기피한 그림을 주시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동자가 빛나고 입술이 떨렸다. 이상하게도 그 얼굴은 점점 그림 속 여인의 얼굴을 닮아갔다. 소녀는 그곳에 감춰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 그림에는 네 마음이 비치고 있다."

세이키치는 유쾌하게 웃으면서 소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소녀는 창백해진 얼굴을 들고 말했다. 

"어째서 이런 무서운 걸 제게 보여주시는 겁니까?"

"이 그림 속의 여자는 바로 너다. 이 여자의 피가 네 몸속에 섞여 있을 것이다."

 

(..)

 

한 방울의 색을 넣는 것도 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바늘을 찌르고 뺄 때마다 심장이 찔리는 것처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바늘 자국은 서서히 거대한 무당거미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고, 다시 희붐하게 날이 밝아올 무럽, 기묘한 마성의 동물은 여덟 개의 다리를 뻗어 등 전체를 덮었다.

 

 


 

 

서평 및 책 리뷰


 

- 일본 탐미 문학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사양>이 좋아 <슌킨 이야기>도 보게 되었다. 사전 정보 없이 책을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처음에는 소설을 보고 당황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일본 탐미 문학의 대가다. 탐미 문학이 정확히 뭔지는 나도 모르지만, 책을 읽다 보면 여자에 대한 찬양과 몸에 대한 집착이 있어 어떤 느낌인지 대충 알 수 있었다.

​작품 속 남성들은 여성에게 복종하고 헌신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라고 하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의 연대기를 보니, 작가의 성장 배경과 취향이 소설에 담긴 것을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여성 편력이 단편 소설에 꽤나 영감을 주었던 것 같다.

 


 

- 다니자키 작가의 경험이 담긴 소설들

 

책에는 7개의 단편이 담겨 있다.​ 줄거리에 소개한 첫번째 단편 <문신>은 젊은 문신사가 ‘새하얀 맨발’을 가진 소녀에게 무당거미를 등에 문신해주는 내용.

​<길 위에서>는 주인공에게 사립탐정이 나오는데, 주인공과 사별한 전 부인의 관계에 대해 캐묻는다. 사별한 전 부인은 이런저런 질병을 겪고 결국 죽음에 이르렀는데, 주인공이 거기에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말한다.​

표제작인 <슌킨 이야기>는 주인과 하인, 스승과 제자 사이인 슌킨과 사스케 사랑 이야기. 슌킨은 아홉살때 눈이 멀었고, 그의 길잡이로 사스케가 일하게 된다. 둘은 점차 스승과 제자로,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슌킨은 사스케를 혹독하게 다룬다. 그러나 사스케의 절대적인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이 단편들은 다니자키 작가의 경험을 많이 담고 있다. <문신>에서는 다니자키의 발과 등 페티시즘, <길 위에서>는 전부인과 이혼하기 위한 과정, <슌킨 이야기>는 새 연인에 대한 사랑 등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이다. 가학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절대적이고 순종적인 사랑이 주로 나오기 때문이다. 여성의 몸에 대한 찬미와 집착을 보인 다니자키의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내가 책을 다 읽은 것은 일본의 고전미가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에서 일본 고전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고, 전반적으로 작품의 분위기에 나타난다.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아름답고 뒤틀린 느낌이랄까.

탐미적이고 뒤틀린 문학을 보고 싶다면, 그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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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 로맨스 여제의 삶과 사랑, 매혹의 삽화들 일러스트 레터 2
퍼넬러피 휴스핼릿 지음, 공민희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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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이 남긴 편지에서 그녀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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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 로맨스 여제의 삶과 사랑, 매혹의 삽화들 일러스트 레터 2
퍼넬러피 휴스핼릿 지음, 공민희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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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과 편견><설득><이성과 감성> 작가 제인 오스틴

-제인 오스틴이 쓴 편지를 모은 에세이 책



 

 


 

 

책 소개

* 일부 스포 주의

 



 

 

- 현재까지 남아있는 제인의 첫번째 편지

 


위에 쓴 일이 있은 다음에 톰 르프로이씨와 사촌 조지가 우리 집을 찾아왔어. 조지는 이제 정말로 행동이 훌륭해졌어. 그리고 르프로이씨에게는 한 가지 결함이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 완전히 없어질 거라고 난 믿지만 그건 바로 그의 모닝코트 색이 지나치게 밝다는 거야. 그는 톰 존스를 엄청나게 동경하는 사람이라 같은 색 옷을입은 것 같은데 하필이면 그가 다쳤을 때의 옷을 따라 한게 아닐까 난 생각해.



 

 



 

 

- 바스에 머물던 시절, 아버지의 죽음.


 

몇 시간 동안 고통에 신음하시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끔찍했어. 그렇게 하느님의 도우심 덕분에 우리 모두 고통에서 구원받았지. 고열에 정신이 계속 없으셨다는 것 말고 다른 힘든 건 없었고 아버지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대상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과 작별해야 한다는걸 알기 전에 숨을 거두셨어.

인자하셨던 아버지의 삶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어머니는 잘 참으셨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셨지만 난 큰 충격을 받은 어머니의 건강이 염려돼.

​장례식은 토요일에 월콧의 교회에서 있을 예정이야. 고요한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해! 항상 아버지를 대변하던 그 다정하고, 자애로운 미소가 그대로 남아 있어. 모든 일이 마무리되면 스티븐턴으로 이사 가라고 사람들이 어머니에게 다정하게 말했지만 어머니가 당장 바스를 떠날 것 같지는 않아.

 




 

 

서평 및 책 리뷰

 



 

- 제인 오스틴의 편지 모음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 처음 <오만과 편견>을 보고 1813년도에 어떻게 이런 작품을 썼나 놀랐고, <자기만의 방>에서도 뛰어난 작가로 언급되어 작가의 생애가 궁금했다. 그런 작가가 쓴 편지와 그와 관련된 생애가 정리된 책이 있어 읽어보게 되었다.


​<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는 제인 오스틴이 쓴 편지와 당대 영국의 모습을 담은 삽화가 수록되어 있다.


​총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영국 도시들 5곳으로 나누어 스무살(1796년)부터 죽기 전(1817년)까지 연대순으로 편지가 정리되어 있다.

 



 

- 제인 오스틴에 대해 더 잘 알수있는 책


 

나는 영화 <비커밍 제인>도 안 봤고 내가 알고 있는 제인 오스틴의 생애는 결혼에 두번 실패하고 미혼 여성으로 살았다는 것이라 그녀의 성격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녀가 가족(특히 언니), 친구, 출판업자, 왕자 등에게 쓴 편지는 생생했다. ​어떤 편지에서는 재기발랄하고, 어떤 편지는 위트가 넘치고, 가시가 날카로운 편지도 있으며, 누구에게는 퍽 다정했다. 내가 몰랐던 제인 오스틴의 다채로운 성격을 알 수 있었다.


​챕터의 첫 부분에서는 제인 오스틴 회고록 등을 통해 정리한 당시의 제인의 상황과 뒷배경, 나오는 인물들까지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 편지를 더 이해하기 쉬웠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삽화는 19세기 영국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삽화와 편지를 보며 제인은 이런 옷을 입었곘지, 이런 곳을 거닐었겠지, 이렇게 생활했겠지 상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소설을 읽을때 작가나 그 작품의 설명에 대해 잘 찾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제인 오스틴의 배경과 성격과 생애를 알게 되니,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 녹아있는 그녀의 이야기가 더욱 생생히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새삼스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19세기의 여성이 소설만으로 유명해져 회고록과 편지들이 주목받고, 다시 책으로 나올 정도라니. 그만큼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겠지.


​당시 제인 오스틴의 마음은 아무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편지로나마 그녀를 알 수 있어 참 좋았던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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