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는 유성호 교수의 6년 만의 신작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서가명강 시리즈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읽었는데, 죽음에 대한 자세를 본받고 싶어 이번 신작도 읽게 되었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가 조금 더 죽음에 관한 이론과 사실을 담은 강의 노트라면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는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에 가까웠다.

1부에서는 우리가 죽음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를, 2부는 죽음에 대한 결정권 문제를, 3부는 죽음을 준비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특히 3부에서 다루는 '유언'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삶의 마지막 여정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내게 죽음은 먼 존재였다. 어디에나 있지만 내 주변에는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조부모님이 돌아가시긴 했지만, 내가 고등학생 때라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 큰 상실을 겪은 뒤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책에 소개된 상실의 단계가 퍽 공감이 갔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먼저 생각했고, 죽음을 그냥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나에 대한 분노가 있었고, 후회가 있었고, 점차 수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법의학자의 책을 읽으며 죽음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죽음은 삶을 진정으로 살아가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말에 공감했다. 그리고 책의 조언에 따라 실천해보기로 했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초판본에는 한정 증정품 '30일 유언 노트'가 나온다. 노트를 작성하면서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능동적으로 맞이해보려고 한다.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 죽음을 준비하는 일,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늙을까, 왜 병들까, 왜 죽을까 - 내 안의 세포 37조 개에서 발견한 노화, 질병 그리고 죽음의 비밀 서가명강 시리즈 38
이현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가명강 시리즈는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로, 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한 책이다.

이번 신간도서 <왜 늙을까, 왜 병들까, 왜 죽을까>는 분자생물학에 대한 책이었다.





우리는 왜 늙고 병들까? 나이가 들수록 병에 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의 역사는 얼마나 오래 되었으며, 암세포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암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텔로미어는 무엇이며, 텔로미어로 건강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까? 일대일 맞춤형 암치료는 가능할까? 인공지능이 생명과학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저자는 위의 질문에 대해 최대한 쉽게 설명한다. 세포와 암, 텔로미어, 정밀의학 등 다양한 분자생물학을 대중에게 설명하는 책이다.






서가명강 시리즈는 한 권 한 권의 분량이 길지 않다. <왜 늙을까, 왜 병들까, 왜 죽을까> 역시 220여쪽의 짧은 책이다. 큼지막한 편집으로 하루 이틀 내에 읽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깊이있는 내용까지 들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자생물학이 무엇이고 어떤 연구가 주로 이어지고 있는지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어 좋았다.


제목만 봐서는 세포의 노화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했는데 그보다는 특정 질병인 '암'의 비중이 컸다. 아마 분자생물학의 요새 트렌드는 '암 세포'인 것 같다. 암 세포의 발생부터 치료까지 전반적인 내용이 나와았는데, 각 부마다 반복되는 부분도 있어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쓰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워낙 어려운 분야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도 있었다.

DNA 복제나 텔로미어를 설명하는 구간이 가장 어려웠던 듯. 그래서 이 부분을 더욱 반복하며 설명해주는 듯하다.

분자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흥미로웠다. 하지만 책을 급하게 쓰신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중간중간 TMI같은 사족 부분을 정리했다면 더 읽기 좋았을 것 같다.


어려운 분야를 쉽게 풀어쓴 책을 읽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짧은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출퇴근길 책으로도 좋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캐드펠 수사 시리즈 5권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는 수도원에서의 결혼식 전 예비 신랑이 살해당하며 사건이 발생한다.


이베타는 어릴 적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다. 하지만 그녀의 친척은 그 토지를 가로챌 요량으로 그녀를 늙은 남작과 결혼시키려고 한다. 남작의 향사이자 이베타를 사랑하는 남자 조슬린은 이 결혼을 무마시키려고 하지만, 절도죄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된다.


결혼식 전날 사건이 발생한다. 늙은 남작 휴언 드 돔빌이 죽은 채로 발견된 것. 도망자 신세였던 조슬린은 살해 혐의까지 받게 되고, 나환자들의 병원인 세인트자일스 병원으로 숨어든다.




이번 편 역시 비슷한 구조였다. 한 사람이 먼저 누명을 쓰고, 그 다음 실제 범인을 찾아 나선다. 용의자가 한 명 줄어들기 때문에 범인을 추적하기도 쉽다. 이번에는 초반부터 범인을 추측할 수 있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트릭이나 범인을 찾는 것 보다는 이야기 자체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이번 편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는 연인 간의 사랑 뿐 아니라 가족의 사랑, 또한 나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까지 합쳐진 인간미 넘치는 작품이었다.


캐릭터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전편에 등장한 인물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이번에는 캐드펠 수사 밑에서 일하던 마크 수사의 따뜻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수도원장 역시 냉철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주인공 커플을 도와준다. 캐드펠 수사는 말할 것도 없고.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비슷한 부분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경우에는 범인이 밝혀지는 패턴이 비슷하고, 범인 역시도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 많아서 추측하기 쉬웠다. 단순히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보고 싶다면 좀 질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세 역사, 중세 수도원의 모습, 그리고 사람과 사랑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 베드로 축일 캐드펠 수사 시리즈 4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캐드펠 수사 시리즈 4권이다. <성 베드로 축일>은 슈루즈베리 최고 축제 성 베드로 축일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다.


성 베드로 축일은 종교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중요한 날이었다. 축일은 사흘간 장이 열리며, 장이 열리는 동안 모든 세금은 수도원에 귀속된다. 소도원은 그 수수료로 얼마만을 지불할 뿐이다. 이에 대해 슈루즈베리의 마을 사람들은 내전 후 복구하지 못한 보수비로 수익의 1할을 요구한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수도원장은 이를 거부한다.


얼마 뒤, 사흘간 열리는 큰 시장을 위해 곳곳에서 외지인들이 몰려 온다. 시장의 아들을 비롯해 젊은 청년들이 상인들에게도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지만 무시당할 뿐이다. 그러던 중 상인 토머스와 마을 청년들이 시비가 붙어 큰 싸움으로 확대된다.


그날 밤, 토머스가 알몸으로 단검에 찔려 죽은 사건이 발생한다. 그의 조카딸 에마, 캐드펠 수사, 휴 베링어는 진상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4권 <성 베드로 축일> 역시 1~3권과 비슷한 구조로 진행된다. 사건이 발생하고, 죄 없는 사람이 용의자로 몰린다. 그리고 캐드펠 수사가 진상을 밝힌다. 너무 익숙해진 구도라 좀 바꿨으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싶다.


성 베드로 축일이 제목이긴 하지만, 축일과 축일장은 배경일 뿐이었다. 책의 주요 내용은 토머스라는 상인과 관련된 이야기다. 이번 편 역시 범인을 유추할 수 있었는데, 용의자가 될 만한 인물이 별로 없어 쉽게 알 수 있었다.


또, 휴 베링어가 매력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3권 연달아 나오니 조금 질리기도… 그리고 그 정의로운 부분만 너무 부각되어서 처음 등장 때의 입체적인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책을 너무 연달아봐서 그런가, 장점보다 단점이 잘 보였다. 하지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페이지 터너 작품이라는 것. 분량이 꽤 되지만 2~3일 내에 읽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 


그리고 캐릭터나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나쁘진 않다. 이번 편에서는 피해자의 조카딸 에마가 큰 비밀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비밀을 위해 주체적인 모습과 행동을 보여준다. 하지만 비밀이 결말에야 밝혀져서 질질 끄는 느낌이 들었다. 좀 더 빨리 밝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리고 정말 본성이 추악한 악역을 좋아한다면 이번 편이 마음에 들 것이다. 악역 서사를 만들어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번 편의 악역은 정말 자신의 이익 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전 편의 내용이 계속해서 영향을 주는 점도 호불호 포인트. 모드 황후와 스티븐 왕의  싸움 관련 내용이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인간 본성과 다툼을 그리기 위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일까? 정치와 상관없이 ‘옳음’을 추구하는 등장인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일까?


다음 권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긴 하다. 하지만 이제 휴 베링어는 그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도사의 두건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계속해서 보고 있다. <수도사의 두건>은 캐드펠 시리즈 3권이다. 역시 슈루즈베리의 수도원이 배경이다.


2권에서 성 바오로 수도원이 스티븐 왕에게 미움을 샀다. 그 결과로 수도원장의 거취가 불안해진다. 종교회에 참석하라는 부름을 받은 수도원장은, 수도원과 보넬 영주의 계약을 미루고 떠나게 된다. 그 계약은

보넬 영주가 자신의 장원을 수도원에 바치고 아내와 하인과 함께 몸을 의탁하기로 한 것. 계약은 미뤄졌지만 우선 보넬 영주와 그 아내, 하인들은 수도원에 머물게 된다.

그런데 보넬 영주가 갑자기 독살당하며 사건이 벌어진다. 캐드펠 수사가 제조하는  ‘수도사의 두건’이라는 약초가 독극물로 사용된 것으로, 영주의 의붓아들이 용의자로 의심받게 된다. 캐드펠은 영주의 아내가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것을 알게 되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다.






소설을 보다보니 각 권의 플롯이 비슷한 것을 알게 되었다. 사건이 일어나고, 누명을 쓰는 용의자가 발생한다는 것. 그리고 캐드펠이 진상을 밝히려고 하는 것. 3권 <수도사의 두건> 역시 비슷한 이야기다.


다만, 3권 <수도사의 두건>에서는 캐드펠 수사의 과거가 조금 밝혀진다. 캐드펠 수사가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기 전 첫사랑이었던 리힐디스가 영주의 아내로 등장한다.  조금씩 풀리는 캐드펠 수사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에서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사회문화적 관습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번에는 특히 웨일스의 법이나 재판 과정이 나온다. 이런 역사 문화적 배경이 충실히 반영되어 있어 소설의 재미를 높여준다.


전 편에 등장했던 인물이 다음 편에 나와 반갑기도 했다. 내가 2권에서 매력을 느꼈던 인물, 휴 베링어가 이번 편에도 나오는데 역시나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이번 편의 악역도 마냥 악한 인물은 아니라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어 좋았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캐릭터를 잘 만들고, 잘 살려내는 듯 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점점 패턴이 보인다는 것. 예전에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을 읽을 때도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어 연달아 봤을 때 지루한 면이 있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역시 그런 점이 느껴졌다.


또한, 시리즈를 연달아 보다 보니 범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거의 중반부부터 알아차렸다. 캐드펠이 수사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제외되는 인물을 빼면 쉽게 유추 가능하다.


다음 편도 비슷하게 이야기가 진행될지, 이번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또 등장할지도 궁금하다. 사실 이야기의 플롯은 좀 바꼈으면 좋곘지만! 지금까지는 중세 배경의 미스터리 소설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