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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축일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4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캐드펠 수사 시리즈 4권이다. <성 베드로 축일>은 슈루즈베리 최고 축제 성 베드로 축일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다.
성 베드로 축일은 종교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중요한 날이었다. 축일은 사흘간 장이 열리며, 장이 열리는 동안 모든 세금은 수도원에 귀속된다. 소도원은 그 수수료로 얼마만을 지불할 뿐이다. 이에 대해 슈루즈베리의 마을 사람들은 내전 후 복구하지 못한 보수비로 수익의 1할을 요구한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수도원장은 이를 거부한다.
얼마 뒤, 사흘간 열리는 큰 시장을 위해 곳곳에서 외지인들이 몰려 온다. 시장의 아들을 비롯해 젊은 청년들이 상인들에게도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지만 무시당할 뿐이다. 그러던 중 상인 토머스와 마을 청년들이 시비가 붙어 큰 싸움으로 확대된다.
그날 밤, 토머스가 알몸으로 단검에 찔려 죽은 사건이 발생한다. 그의 조카딸 에마, 캐드펠 수사, 휴 베링어는 진상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4권 <성 베드로 축일> 역시 1~3권과 비슷한 구조로 진행된다. 사건이 발생하고, 죄 없는 사람이 용의자로 몰린다. 그리고 캐드펠 수사가 진상을 밝힌다. 너무 익숙해진 구도라 좀 바꿨으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싶다.
성 베드로 축일이 제목이긴 하지만, 축일과 축일장은 배경일 뿐이었다. 책의 주요 내용은 토머스라는 상인과 관련된 이야기다. 이번 편 역시 범인을 유추할 수 있었는데, 용의자가 될 만한 인물이 별로 없어 쉽게 알 수 있었다.
또, 휴 베링어가 매력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3권 연달아 나오니 조금 질리기도… 그리고 그 정의로운 부분만 너무 부각되어서 처음 등장 때의 입체적인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책을 너무 연달아봐서 그런가, 장점보다 단점이 잘 보였다. 하지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페이지 터너 작품이라는 것. 분량이 꽤 되지만 2~3일 내에 읽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
그리고 캐릭터나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 나쁘진 않다. 이번 편에서는 피해자의 조카딸 에마가 큰 비밀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비밀을 위해 주체적인 모습과 행동을 보여준다. 하지만 비밀이 결말에야 밝혀져서 질질 끄는 느낌이 들었다. 좀 더 빨리 밝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리고 정말 본성이 추악한 악역을 좋아한다면 이번 편이 마음에 들 것이다. 악역 서사를 만들어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번 편의 악역은 정말 자신의 이익 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전 편의 내용이 계속해서 영향을 주는 점도 호불호 포인트. 모드 황후와 스티븐 왕의 싸움 관련 내용이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인간 본성과 다툼을 그리기 위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일까? 정치와 상관없이 ‘옳음’을 추구하는 등장인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일까?
다음 권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긴 하다. 하지만 이제 휴 베링어는 그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