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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사랑일지도 - 야마카와 마사오 소설선
야마카와 마사오 지음, 이현욱 외 옮김 / 위북 / 2021년 12월
평점 :
"아마 사랑일지도"

35세에 요절한 작가.혜성처럼 나타나 단 한번 수상의 기쁨도 누리지 못한 그는 자신이 써내려간 소설 그대로 생을 마감한 전설속에 나올법한 작가로도 유명한 작가라고 일컫는다.근대에 태어나 몇편의 소설을 남긴 채 35세란 젊은 나이에 불운한 사고로 자신의 생을 마감했으면서도 불구하고 지금에와서 그의 책을 읽어도 절대 근대소설이라고 생각되어지지 않는 현대적인 감성을 지닌 작가가 바로 그가 아닐까 싶다.분명 고전문학에 가까운 소설이라고 생각했다.그가 소설을 남긴 시점을 본다면 말이다.하지만 그의 소설은 전혀 그러하지 않은 채 총 3편의 단편소설과 4편의 쇼트쇼트 소설로 구성되어진 책이 바로 이책이다.쇼트쇼트란 원고지 30매 전후의 짧은 이야기로 쓰여진 초단편소설이라고 한다.과연 쇼트쇼트한 소설이 임팩트를 독자들에게 남길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이 소설을 접한다면 당신은 큰 실수를 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강렬하고도 핵심적인 단 한편의 짧은 시로도 시를 읽은 독자들에게 기억의 단상을 남기듯이 이 책 또한 강렬한 임팩트와 짜릿한 반전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써내려 간 글이라는 생각이 들테니 말이다.쇼트쇼트의 대가라고 불릴 정도로 그는 그시절 대단한 작가였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그럼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붉은 바탕에 말라버린 꽃의 모양새의 표지만큼이나 이 소설은 왠지 모를 무력감과 투명하고 메마름이 느껴지며 그 반면 서정적인 감성까지 느껴지는 청춘들의 불안하고 슬픈 그늘을 사실적으로 나타낸 책이 바로 이책이었다.사랑이라는 단어가 책의 제목이지만 감성적이거나 설레임등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아니라는 건 분명한 사실일것이다.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면 제일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소설이 바로 표제작 [아마 사랑일지도]이다.주말이면 자신의 쉴 곳을 찾아 집이라고 생각하는 곳으로 향하는 라디오 연속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는 일주일내내 자신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에서 살아가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 그는 그곳이 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는 어머니와 누나.여동생이 존재하지만 그들은 그의 가족인 동시에 짐과 같은 존재로 그에게 늘 무게감을 주기에 주말동안 지낼 하숙집을 따로 마련하고 주말이면 그는 그곳에서 음악을 듣거나,하루종일 정처없이 시내를 떠돌거나.홀로 누리는 시간을 만끽하며 살아가는데.그에게는 이러타할 친구도 존재하지 않고 그 어떤 인간관계도 보유하지 않은채 철저히 홀로인 섬이 되어 살아간다.그런 그에게 예전 사귀었던 여자친구를 다시 만나면서 조금은 달라진 삶을 살아가는데.철저히 혼자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에서 둘이 되어 주말이면 찾아오는 사람이 생겼고 함께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관계를 가지는 사이가 생겼기 때문이리라.하지만 이들은 살얼음 위를 걷는 삶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여자에게는 가정이 있었고 이런 관계가 오래가지 않을리라는 것을 알기에 남자는 여자에게 그 어떤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그저 자신의 생활에 여자가 들어옴으로써 달라진 홀로인 삶에서 둘이라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만족을 하며 생활하는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었다.어필 본다면 책을 읽는 관점에서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의문의 관계를 보여주고 사고방식을 서술하지만 그 모든것들이 글 자체에 어우러져 책을 읽어내려 가면서도 물음표를 떠오르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별한 임팩트를 지닌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상실과 허무,무력함을 글 자체에 철저히 녹여 놓아서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흡수하게 만드는 놀라운 반어법적인 글들을 선보인 저자의 능력에 감탄하는 부분이 아닐까한다.

이러하듯 그의 소설은 특별함을 몽환적인 느낌으로 뻔히 알만한 내용을 반기를 들수 없게 만드는 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분명 뭔가 어긋난 것 같은 이야기를 이해하게 만드는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은 짧은 소설속에서 강렬한 느낌으로 책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천재적인 작가라고 일컫어지며 그의 글들이 죽음을 맞이 한 후에야 알려진 비운의 작가 "야마카와 마사오"그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는 것은 이 한권의 소설이 주는 의미가 남달랐기 때문이 아닐까.더이상의 그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하지만 또다른 그의 소설은 한번 더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전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현대적인 감각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읽는다면 만족할법한 이 소설!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