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바닐라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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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바닐라"



술과 바닐라



나는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었다.눈을 감은 채로도 그 향기를 알아챌 수 있었다.그것은 인공적인 바닐라향이었다.사람의 채취에 섞여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는 향기.내가 아는 사람에게서는 바닐라와 술의 향기가 났다.달콤하고 시큼한 향기.나는 율이에게 그 향기를 맡아보라고 했다.아이는 아무 감흥이 없었다.


P.69



세상에 모르는 것이 참 많다.우물안 개구리라는 말이 나에게 적합한 말인것임에는 틀림없다.하지만 그래도..책은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참 무지한 사람인가보다.오롯이 일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톱니바퀴처럼 일을 하고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대학시절 어린나이에 작가가 되고 이제 두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사십대 여성이 낸 이책 '정한아'작가!!처음 들어본다.사실 한국 여성 작가님들이 낸 소설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언젠가 제법 유명하다는 잘 알려진 작가님에 책을 읽고 나의 작은 소견에 정말 진심 실망했던 적이 있어서일까.그때부터 잘 읽혀지지 않았고 스스로 외면했는지도 모른다.이책은 특이한 제목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텀이 생겼고 별 기대없이 읽게 된 소설이었다.참 아이러니하게도 큰 기대를 가지고 읽은 책이 실망을 하는가하면 이렇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몰랐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금방 읽어버리는 책을 만나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이다.결론은 재미있었다.누군가는 별로일법한 이야기들이 나에게는 왜 읽고나서도 여운이 남았는지 나는 모른다.아무런 정보도 이유도 없이 읽기 시작한 소설...단편소설이었다.별로 좋아라하지 않는 한국소설에 단편소설...그런데도 읽어내려 갔던 이우는 누구의 이야기도 아니고 아이를 키우는 여성,기혼,이혼,재혼,미혼.....등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흔한 여성들일수도 아니면 소설속,드라마속 주인공들의 이야기일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다가오는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흔한 이야기인듯 흔하지 않은 이야기로 가득 찼던 총 7편의 소설








술과 바닐라!!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다.하지만 두 단어는 씁쓸함과 달콤함을 나타내는데 비례하는 단어이기도 하다.달콤하거나 씁쓸하거나..우리가 살아가는 인생도 그렇치 않을까.이책에는 총 7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말은 7명의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각자의 이야기들로 채워 놓았다.어린 나이에 등단을 하고 이제는 두아이를 키우는 사십대 여성으로 살아가는 작가는 일과 가정사이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이 글속에서 써내려간 듯 하다.



잉글리시 하운드 독

술과 바닐라

참새 잡기

바다와 캥거루와 낙원의 밤

고양이 자세를 해주세요

기진의 마음

할로윈


하나하나의 글들이 좋았고 마음에 와 닿았지만 표제작이었던 술과 바닐라가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이었다.드라마 작가인 그녀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곧 각자 재혼을 하면서 부모님의 집을 핑퐁공처럼옮겨 다니면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남편을 만나고 결혼을 하면서 그당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무명 작가와 초보 사업가인 남편은 넉넉치 못한 형편으로 서울 외곽에 집을 얻게 되었고 아들인 율이를 낳게 되면서 글을 써야하는 그녀 입장에서는 율이를 베이비시터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곧 그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베이비시터는 아이에게 무관심했고 방관했으며 자신의 자리를 소홀히했다.그리고 그녀는 아이와 함께 전쟁을 시작했다.이제 막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글을 써가며 살아가던 그녀는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집안 꼴은 엉망이 되어갔고 남편은 그녀에게 화를 내며 글쓰는 일을 그만두라고 윽박질렀다.그러던 어느날 이웃에 소개로 이모님을 알게 되었고 오십대인 그녀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그녀는 꼭 자신이 느끼지 못했던 친정엄마의 모습으로 그녀에게 아들 율이에게 모든것을 다 해주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그녀에게서는 진한 섬유유연제 향이 났다.진하다기 보다는 지독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처음엔 그렇게 느꼈던 그 향기가 가면 갈수록 무뎌졌고 그녀는 비로소 글을 제대로 쓸 수 있었다.그녀는 승승장구했고 이모님에 덕분에 다 이룰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어느 순간 어긋난 관계는 너무도 어이없게 끝나버렸다.어린 율이는 이모님을 기억하지 못했고 모든 기억은 그녀의 몫이었다.그녀는 표절시비에 휘말렸고 남편과는 끝없는 싸움을 했다.그리고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율이는 집을 떠나고 싶어했다.유학을 가고 싶어 했지만 기숙사가 있는곳을 알아보게 되었고 그곳은 예전에 이모님과 살았던 추억이 가득한 곳이었다.그리고 그녀를 찾아간 그 자리에서 그녀의 예전의 모습과 마주했다.그녀에게서는 더이상 진한 바닐라향이 나지 않았다.









단편소설을 읽으면 소설속에서 이상하게 공통점을 찾게 된다.소설속에는 여성들이 존재하고 각기 다른 상처들이 존재하는 여성들이었다.그리고 그곳에는 각 소설마다 할머니가 존재한다.추억속에 존재하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어린시절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할머니에게 키워진 이야기.상처를 간직한채 살아가는 할머니에 이야기,모든것을 자식에게 내어주고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등등 ....나이가 들어감으로서 할머니가 되어갈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낸것은 아닐까.생각하는 대목이었다.결혼을 하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속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할 것이다.그런 이야기를 잘 버무려 놓은 이야기와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닮은듯 닮지 않은 비현실적인 면모를 채워 넣은 이야기등등 다양한 여성들의 삶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일부분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른다.무엇이다.정의를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술과 바닐라는 제목처럼 달콤한듯 쓴 인생을 살아가는 이 시대 여성들의 모습을 아름답거나,혹은 불행하거나..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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