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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소중한 건 반복해야 돼.몇 번이든,끝없이.잊어버리지 않도록.
꺾이지 않도록,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몇 번이든,끝없이
그 말에 가슴이 죄어들었다.나쓰카가 언젠가 중얼거렸던
말이었다.시야 저 멀리,먼바다에는 흰 포말이 일고 있었다.
파도 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이는 듯했다."
p.65
상상과는 다른 이야기와 마주칠 때가 있다.별 기대를 안하고 읽은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책이 바로 이책이었다.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한 저자 "아오바 유"2000년생이라고 했다.이제 스물살을 갓 넘긴 나이에 써내려 간 소설이 뭘 그리 대단한 거겠냐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었다.하지만 상상과는 다른 잘 짜여진 소설이었음에 미안함을 느낄 정도였다.소설은 여러사람이 등장한다.그 여러 사람들 중에 중심은 항상 한 남자였다.그리고 그 한남자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연결되어져 있다.언젠가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란 소설을 읽으며 스토리 구성 능력에 놀라움을 느꼈던 적이 있었는데.비슷한 구조에 이소설이 그때 그 느낌과 겹쳐져 느껴지는건 왜일까.또한 각장의 제목들은 실존하는 곡명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니 일본 독자들은 그 음악을 찾는 흥미로움까지 느낄 수 있다니 젊은 발상에서 나오는 기발한 문체들과 감성적인 문체들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글의 조합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생각해 본적이 있는가.사람은 일생을 살면서 세번에 터닝포인트와 기회가 주어진다는 이야기가 존재한다.뭐~~이런 이야기가 미신인지 그저그렇게 흘러흘러 전해지는 전래동화 같은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믿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존재하는게 사실이다.자신이 살아오면서 꾸준히 아무런 변화라고는 느껴보지 못한채 무난하게 살아가는 이도 존재하는가 하면 어느 시기에 가졌던 경험이나 타인에 의해서이거나 삶의 변화를 느끼는 경우는 일어 날수 있는것이 아닐까.소설속 주인공들은 그러했다.각기 다른 사연으로 시간대 별로 소설 속 "기리노 줏타"라는 남자와 마주한다.2006년부터 2019년까지.... 이 시간동안 만나게 되는 그 사람들은 그와 만나게 되면서 터닝포인트를 가지게 된다.바쁜 일상속에서 살아가던 하루카는 그저 살아가는게 힘들고 무료하다.자신이 오롯이 좋아하는것은 음악이었고 지친 일상을 보내고 집으로 들어와 유튜브를 틀어놓은채 잠들게 되었고 다음날 자신의 귀에 들리는 한 남자의 연주와 음악은 하루카를 흔들어 놓는다.그리고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이 곡이 줏타가 죽은 다음에야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그리고 현재에서 과거로 들어간다.중학생인 나쓰카는 전근족인 아버지를 따라 전학을 다니느냐 친구들과 사귀지 못한채 홀로 수영선수의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게 유일한 일이었다.그런 그녀 앞에 전학생인 줏타가 나타나게 되고 줏타는 모든것이 특별한 아이였다.오로지 기타만 치는 아이.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두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기타연주를 수영연습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고 서로 모르는 사이에 나쓰카는 줏타를 좋아하게 되는데.수영대회날 나쓰카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체육고등학교에 스카웃 제의를 받고 그토록 원했지만 알수 없는 마음에 사로잡히며 쉽사리 진로 결정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그러는 사이에 아버지에 전근이 또 결정되고 줏타와 헤어지게 된 나쓰카는 마음이 아프다.그러다 두사람은 바다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줏타는 나쓰카를 위해 곡을 만드는데..두사람에 사연이 담긴 곡 줏타는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고 나쓰카의 앞날을 위해 나아가라고 말한다.그렇게 두사람은 헤어지고 고등학생이 된 줏타는 그곳에서 세이라를 만나고 성인이 되어 마사히로를 만나며 음반제작자인 기타지와를 만나게 되는데.그는 줏타의 아버지와 함꼐 음악을 한 인연이었다.그렇게 이어진 인연은 줏타의 죽음이 있은 후 나쓰카가 줏타를 추적하면서 놀라운 사실과 마주하는데.....모든것이 마치 바다에 치는 잔잔한 파도처럼 흘러간다.이야기는 파도속에 물살을 일으키며 사연을 만들고 인연을 만들어 서로 서로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게 참 신기했던 소설이었다.

소설은 나이다운 풋풋함과 어른이 되어감에 다른 심리 변화를 잘 써내려 간 그런 소설이었다.실제로 읽고나서 소설의 제목처럼 잔잔한 파도에 빠져들듯이 마음이 그러했으니 말이다.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것이었는지..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 해답을 찾고자 스스로가 더 들춰 보았는지도 모른다.그 해답은 이 소설을 읽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것이 아닐까.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나아가는 것에 더이상 의미는 없다.글을 쓰는 의미,물속을 헤엄치는 의미,기타를 치는 의미,이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그런 건 진즉에 잃어버렸다.그래도 잃어버린 것들은 채워지지 않는 공백으로 각자의 몸 안에 존재한다.지워지지 않는 가슴속 아픔이 우리를 계속 살게 한다.극적인 카타르시스는 이제 없다.그럼에도 어렴풋한 희망을 끌어안고 오늘도 살아간다.
P.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