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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 - 탈모 심리 픽션 에세이
부운주 지음 / 동녘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

"흰 거품이 뒤섞인 머리카락들이 대야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어림잡아 백 올은
더 될 것 같았다.충격적이었다.난생 처음 맞닥뜨린 광경에 가슴 언저리에서
섬뜩한 기운을 느꼈고,나는 시체처럼 늘어진 머리카락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하릴없이 머리카락만 바라보았다."
P.18
이 책을 처음 받아보고 에세이 정말 특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에세이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는 항상 일정한 규율에 따라 살아가면서 집과 가게를 오가는 나에게 에세이는 세상과 소통하는 비상구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소설은 허구로 이루어진 이야기지만 에세이라는 장르는 누군가에 속깊은 이야기를 들을수도 자신이 살아온 일대기를 이야기할수도 성공기를 이야기할수도 있는 장르이기에 다른이들에게 비춰지는 모습은 어떨지언정 나에게는 그러하다.하지만 이책은 조금 다른 장르이다.'탈모 심리 픽션 에세이'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고통이 아닌이상 별관심이 없다.주변에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적어도 나는 탈모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책을 읽으면서 감정들이 너울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한다.저자가 남자인줄만 알았는데 여성이라니...그 고통은 오죽했을까 싶은 마음에 책을 읽기도 전부터 아픔으로 시작했다.하지만 왠걸 의외로 재미나다.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내는 저자에 처음은 그러했지만 가면 갈수록 그 아픔이 느껴지기도 했다.탈모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치유를 통한 위로와 용기를 안겨주고 비탈모인들에게는 탈모에 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 쓰기 시작한 글이라고 하는데....그저 관심밖에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다른 이야기인듯 주변에 다 마주하는 모습인듯한 책속으로 들어가보자.

한창 멋을 부려야 할 나이였다.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긴 머리를 찰랑이며 친구들과 재잘재잘 멋을 부리고 그럴 나이!!하지만 저자는 그 나이에 병을 앓기 시작했다.처음에는 50원짜리 동전만 한 원형탈모증으로 시작했다.금방 나을꺼라고 다들 그렇게 별일 아닌것처럼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던것은 어린 나이에 중학생 저자뿐이었을까.50원짜리 동전이었던 원형탈모증은 500원짜리가 되었고,시간이 흘러 음료수 캔 밑바닥만 한 크기로 증세가 심해졌고 결국엔 전신탈모증으로 악화되기에 이르렀다.몸에 털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런 삶을 꿈꿔본 적이 있는가.몸이 힘들걸 떠나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사람들을 만나기가 두려웠으며 모든 상황에 소극적인 상황이 되어버린 현실.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원형탈모증이라는 현상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선에 더 힘들었던 저자.탈모증이라는건 그저 머리카락이 줄어드는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이기에 병을 앓고 있는 저자뿐만 아니라 그 누군가에게는 크나큰 마음에 상처로 되돌아오기 일쑤였다.언제까지 이렇게 고통속에 살아야할까 수없이 질문을 퍼부어 보아도 그 어떤 해답도 나오지 않았다,대학병원에서 약물치료를 해 보았지만 처음 몇가닥나던 머리카락마저 샤프심처럼 뚝뚝 끊어져 빠져버리기 일쑤였다.병원에서는 바르는 약을 추천했고 그 역시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탈모를 그저 웃음거리로 삼거나 아니면 그저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 눈초리는 더이상 견디기 어려운 시선으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다.이런 일들이 저자는 탈모라는 병에 고충을 떠나 탈모를 질병으로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한 사회적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그렇기에 자신의 모습을 소설속 주인공처럼 묘사하며 이책의 이야기를 풀어낼수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고 마지막을 덮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 또한 그들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며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저자는 여전히 원형탈모증을 치료하고 있다고 말한다.누군가에게는 흔한 일상인 머리를 감고 헹구는 그 모습이 부럽다고 말하는 저자에 글을 보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이책을 읽는 사람은 적어도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바뀌는 마음이 들기를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적어도 이글을 읽는 누군가도 ..이글을 읽는 당신도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달라지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