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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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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인이 되고자 한다면 해탈의 길로 이끄는 이 책을 한 번 펴보는 것은 어떨까?


법정 스님의 수필, '무소유'에서 책의 제목을 따온 것 같은 스타북스, 김세중 작가의 책 '무소유'


  "스님 불 들어 갑니다. 빨리 나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해인사 앞 뜰에 장작에 불이 지펴지고 성철 스님의 연화대에 불이 붙었다. 뉴스로 스님의 행적이 보도되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하신 말씀이 들린다. 초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보고 들은 것은 이것이 전부이니 큰스님이라고 하니 정말 큰 스님인가 보다 했던 기억만 남는다. 도대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가 무슨 소리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30년 가량이 지났다. 이제 돌아보니 그 말씀이 자연 그대로 존재하는 대로 일체의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라는 뜻인 것 같이 들린다. 산도 산이고, 물도 물인 것처럼 그렇게 존재 자체로 그 어떤 속박이나 구속됨이 없이 그렇게 무엇에 소유하려다 소유 당하지 않는 그런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라는 말처럼 느껴진다. 이 또한 십 년이 지나고 삼십 년, 사십 년이 지나면 다르게 받아들여지겠지만 말이다. 또 깨우침이 없는 중생의 뜻으로 성철 스님의 큰 뜻을 어찌 헤아리랴.

  나이가 들수록 번잡한 마음과 풀리지 않는 과제, 소통이 잘 안 되는 의사결정의 문제, 나와 다른 생각으로 이루어지는 결정들, 인간으로 겪어야 하는 생로병사에 따른 복잡다단한 마음, 신경 써야 할 여러 처리해야 할 일들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럴 때마다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고 호숫가의 카페에 앉아 윤슬이나 바라보며 그저 멍하니 앉아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삶이란 것이 매순간 멈춤 없이 흘러가니 그 잠깐의 멍 때리는 시간으로 인해 그 번잡한 마음과 복잡한 생각의 사슬들이 끊어질리 만무했다. 그러니 결국 그것을 다스릴 줄 아는 마음이 나를 자유인으로 만들어주겠다 싶었다. 그래서 매번 글을 쓰고 생각을 하고 책을 읽고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질문들을 해보고는 했다. 그러던 중에 스타북스에서 이번에 출간된 『무소유』를 출판사 서평 쓰기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아 읽어볼 기회를 얻었다.

  김세중 작가님께서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설법을 모아 주해(註解)한 책이다. 해탈의 다른 말은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얽매는 것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를 소유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속세의 모든 연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인간이라는 굴레를 쓰고 있는 한 불가능한 것이다. 출가를 해 수행자가 되어 구도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는 이상, 해탈에 이르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유로운 해탈의 삶에 이르는 길은 속박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가능하다. 그 방편 중 하나가 바로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참 나'를 찾아 '무소유' 정신으로 살아가는 그런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다.

  1부 무소유와 2부 무소유의 향기를 큰 Chapter로 구성하여 그 속에 5개의 장으로 설법들을 선별하여 실었다. 작은 장을 구별하는 색지에는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깨달음의 글귀를 선별해 실었고, 녹색 글씨로 제목을 싣고 그 아래 불교 경전의 말씀을 발췌해서 곁들였다. 그런 다음에 2~3장의 짧은 법문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이 깨우친 생각을 여백에 기록하며 성찰하기 참 좋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맑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런 생각이 낳은 생각을 여백에 옮겨 적으며 내 마음을 닦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나를 만나게 되고, 그런 생각이 마음의 평정에 들도록 해준다. 책은 한 참에 모두 읽어 버릴 수도 있지만 마음공부가 어디 시간을 다퉈서 암기하고 전략적으로 임해 맞춰야 하는 시험문제가 아니기에 시간을 두고 하루에 한 장씩 읽어나간다는 마음으로 뜻을 곱씹으며 60개의 글귀를 읽으면 좋을 것 같다. 60일을 수행정진한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 60개의 생각을 배우고, 60개의 배움을 생각하며 삶에 그 배움을 행하며 흘러 간다면 두 달 뒤에는 더 평온하고 자유로운 자신과 마주하지 않을까 싶다.

  마음에 병이 없으니 그것이 곧 자유고 해탈일지다. 우리는 늘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아 성찰적 질문을 통해 자기 삶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럴 때 내 안의 부처님이 자유로운 현존재로 살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주실 것이다. 종교의 소유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자유인이 되기 위해 성찰해나가는 한 과정에서 내게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해주는 두 스님의 설법에 한 번 귀를 기울여보자. 그 과정에서 배움이 이르면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성장으로 더 큰 보시를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해탈은 온전한 자유이고, 그 자유는 비움으로 얻는 충만한 삶이 될 것이다.

깨우침을 얻기 위해선 매사에 무심할 것과 침묵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때의 무심無心이란 막연하게 생각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님은 진정한 마음의 평정을 얻은 사람이라면 조용함과 분주함을 모두 깨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 P6

법정 스님은 말의 의미가 잘 여물 수 있도록 자신을 고독하게 비워 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중략)사람이란 항시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끊임없이 흘러가는 존재이니 매 순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우리가 참선하여 궁극적으로 나아갈 삶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우리들의 목표는 풍부한 소유가 아니라 풍성한 존재라고 하셨습니다. - P7

구도심이 없는 이 삶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 P295

보살의 마음은 자비심이 근본이다. 자비심을 일으키면 한량없는 선행을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이 모든 선생의 근본이냐고 물으면, 자비심이라고 대답하라. 자비심은 진실해서 헛되지 않고, 선한 행은 진실한 생각에서 나온다. 그러니 진실한 생각은 곧 자비심이며, 자비심은 부처님 마음이다. <열반경>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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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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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탐하는 마음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그 탐심이 나를 갈아먹으면 우리는 병이 든다. 그 병이 때로는 관계를 잃게 하고, 또 어느 순간에는 나를 버리게 하고, 또 때로는 화를 들끓게 한다. 이런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기 위해 우리는 두 스님의 설법에 귀를 기울여본다. ‘참 나‘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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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한성우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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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한성우, 창비, 2020.11.30.

 <책을 읽기 전에>

  말은 그 사람의 삶을 품고 살아갑니다. 자신의 삶을 어떤 언어로 담아낼지 생각하는 언어 생활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의 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말을 합니다. 한 생을 두고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살았나 되짚어 본다면 살아온 시간의 곱절이 걸릴지 모릅니다. 내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말하며 관계를 맺어 왔냐를 다 살펴야 하기에 그저 말하던 시간과는 또 다른 의미의 시간을 보낼지 모릅니다.

  지금껏 살아온 시간 동안 내가 한 말을 떠올려 봐도 '참 못된 말', '남에게 상처를 준 말', '깊은 위안을 받았던 말', '감사한 마음에 웃음 지어지는 말', '관계를 끊어 놓는 말' 등 참 많습니다. 입을 통해 말문을 열어 젖히고 나간 많은 말들이 꽃으로 피어나기도 하고, 화살로 박히기도 했습니다. 그 숱한 말 중에 상대방을 힘들게 한 말을 더 깊이 반성합니다.

  말은 관계를 담는 질그릇입니다. 윤기가 하나도 없는 진흙의 표면 그대로의 모습이 관계 속에서 어떻게 어루만져 지느냐에 따라 그 빛깔과 온도가 달라집니다. 그 질감이 결국 인간관계의 깊이가 되는 것입니다. 생각의 결이 잔잔히 흘러 마음의 온기를 전합니다. 말은 바로 그런 햇살 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관계를 포근하게 감싸줄 수 있는 말 한 마디를 사랑스럽게 건네보는 하루를 보냅시다. 우리 모두가 자기 말의 주인이 된 참 말글살이 세상을 펼쳐 나갑시다.

  참 귀한 말을 글로 엮은 책을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쓰고 있는 말의 주인은 나인데 늘 주변 사람들로부터 내 말을 평가 받고 살아왔다. 특히 국어 선생님이나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어휘에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로부터 지적을 당하며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내 말을 마음껏 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며 써왔다.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은 그런 이들에게 좀 더 당당하게 자신의 말을 있는 그대로 할 수 있도록 작지만 소중한 생각의 씨앗 하나를 심어주는 책이다. 나 또한 국어 교사로 살아오면서 강박관념처럼 떨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언어 표현이다. 혹시나 말을 하다가 잘못된 언어 표현을 쓰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글을 쓰다가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을 하면 어떡하지? 칠판에 판서를 하다가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지? 그런 걱정들을 쉽사리 떨쳐낼 수가 없었다.

아내와 대화를 하는 중에 어릴 적부터 그렇게 써와서 입에 붙은 말을 별생각 없이 내뱉었다가 자기는 국어 선생님이란 사람이 그것도 제대로 쓰지 못하나?”라는 말을 들을 때면 갑자기 급체를 한 것 같이 체증이 밀려왔다. 때로는 자기 방어적 태도를 보일 때도 있다. 가령 벤츠에 가서 좀 앉았다가 가자.”라고 했는데 아내가 자기야, 벤츠는 차(), 저건 벤치(椅子)잖아.” 하며 잘못된 어휘 사용에 대해서 알려준다. 이럴 때면 참 멋쩍다. 또 하나는 발음의 문제인데 자기야, 저 양말[양발] 사자. 괜찮네.”라고 하니 자기야, 양발 아니고 양말이거든.”한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또 한 번은 교육 실습생 대표로 연구 수업을 진행하는 중에 상추쌈[쌍추쌈]을 싸 먹는다.”라고 발음을 해서 수업을 마친 후 강평하는 자리에서 예사소리[]로 발음해야 할 상추[쌍추]로 된소리[] 발음을 했다고 알려 주신다. 경상도 화자들은 예사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향(경음화)이 있는데 그것 또한 생활문법이 내 머릿속에 개념화 되어서 그런 것이다. 경상도 사람들이 잘 실수하는 발음 중에 버스[버스]를 버스[뻐스]라고, 효과[효과]를 효과[효꽈]로 발음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장면을 하도 짜장면이라고들 해서 복수표준어로 인정을 했죠. 실제 언어 생활에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 그것이 잘못된 표현이었음에도 언중들의 사용 빈도와 표준어 요구를 반영한 결과로 표준어가 새롭게 제정되었죠. ‘예쁘다./이쁘다.’, ‘까다롭다./까탈스럽다.’, ‘차지게/찰지게’, ‘꾀서/꼬셔서’, ‘굽실거린다./굽신거린다.’, ‘보고 싶다./보고 프다.’, ‘건울음/겉울음’, ‘품세/품새’, ‘마을/마실이밖에도 간지럽히다, 남사스럽다, 동물, 맨날, 묫자리, 복숭아뼈, 세간살이, 쌉사름하다, 토란대, 허접쓰레기, 흙담, ~길래, 개발새발, 나래, 내음, 눈꼬리, 떨구다, 뜨락, 먹거리, 메꾸다, 손주, 어리숙하다, 연신, 휭하니, 걸리적거리다, 끄적거리다, 두리뭉실하다, 맨숭맨숭/맹숭맹숭, 바둥바둥, 새초하다, 아둥다웅, 야멸차다, 오손도손, 찌뿌둥하다, 추근거리다.’ 이런 말들이 복수표준어로 새롭게 추가되었다. 하나씩 그 언어 사용 상황별로 정확히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평소에 익숙하게 즐겨 썼던 잘못된 언어 표현의 경우에는 그것이 맞는 표현이라고 착각한 상태로 누군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꾸준히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정말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대화 상대방이 잘못된 언어 표현을 사용해도 상대가 무안해 할까봐 정확한 언어 표현을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 혹여 그것이 맞는 표현이라고 가르쳐줬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두 번의 언어 표현 실수가 있다. 짝사랑하던 아이와 채팅을 하던 중에 실증이라는 말을 썼는데 그 아이가 그건 싫증이지.”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 후부터는 절대 그 단어를 틀리지 않는다. 잘못된 언어 개념을 그 계기를 통해 수정했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은 수업을 하다가 판서를 하면서 두루뭉실하다.’라고 썼더니 한 학생이 선생님, ‘두루뭉술하다.’인데요.”라고 하는 것이다. , 아닌데 두루뭉실이 맞는데했다가 잘못 사용한 줄 알고 다음 수업시간에 들어가서 잘못 가르친 것을 이실직고하고 정확한 표현이 무엇인지 다시 가르치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잘못 사용했는지를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동료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다 보면 자주 실수하시는 말이 바로 가르치다()’가리키다.()’. 아이들에게 이것을 설명하면서 우스갯소리로 선생님들께서 자꾸 너희들을 지적하다 보니 이것저것 가리킨다고 가르치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말하나 보다 한다. “얘야, 저기 쓰레기 좀 주워라.”라고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씀하시느라 직접 허리 굽혀 쓰레기를 주우면서 몸소 가르치시지를 않는 모양이구나! 했다. 그러면 애들이 맞다. 맞다.”라고 하면서 깔깔 웃어대고는 한다.

국어 선생님으로 웃지 못 할 이런 상황들 때문에 친구들과 누리소통망을 통해 대화를 나눌 때나 글을 쓸 때면 좀 아리송한 표현이 있으면 사전을 직접 찾아보고 정확한 표현을 익혀 사용한다. 금방 이 글을 쓰면서도 아리달송하다.’라고 적었다가 사전을 찾아보고 아리송하다.’, ‘알쏭달쏭하다.’가 정확한 표현이구나! 하면서 고쳐 썼다.

이렇듯 말의 주인은 말을 사용하는 당사자들인데 그 말을 마음 놓고 쓰지 못하는 우스운 지경이다. 혹여나 틀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앞서서 말을 하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 참 조심스럽다. 앞선 상황들처럼 익숙하게 써오던 말들을 별다른 생각 없이 썼을 뿐인데 난감한 경험을 할 때가 종종 있으니 더 마음 편히 말하기가 쉽지 않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이 한국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런 것이 어휘의 적절성이나 발음의 정확성’, ‘표준어 구사’, ‘올바른 문법’, ‘맞춤법 준수’,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등 정확하게 지켜야 할 언어 규범들이 너무 많다. 규범의 무덤에 갇혀 마음 편히 자유롭게 말을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말의 주인들을 위해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생각들을 엮어 풀어놓은 20가지의 생각거리를 읽어볼 수 있다. 파란색 글씨로 써진 대화문을 통해서 그 장의 핵심적인 생각거리를 제시해두고, 그 생각거리에 대한 설명을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풀어놓았다. 그리고 그 생각거리에 대한 자신만의 명쾌한 주장을 곁들였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이에 대한 생각을 독자 나름대로 정리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논란이 될 만하거나 이슈가 될 법한 문제들을 끄집어내어 그 고민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국어를 전공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일반인들이 한국어에 대한 교양의 쌓기에도 좋은 책이다. 생각거리가 충분한 이 책을 들고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한 생각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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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ful 트립풀 하와이 - 오아후, 마우이, 하와이 아일랜드, 카우아이, 라나이 트립풀 Tripful 11
구정회.김나혜 지음 / 이지앤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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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콕 찝어 하와이 속으로 여행하기 위해 준비된 책, 트리풀 하와이를 읽고 다시 떠나고 싶네요. ^^ 크루즈여행으로 하와이 섬 모든 곳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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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에 돌직구를 던져라
정성식 지음 / 에듀니티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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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들어 늘 그런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지금도 마음은 딴 곳에서 '바쁘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신경 쓰기 싫다.', '언제쯤 자유로워질까?'라는 말들이 연신 쏟아졌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보면 발등 앞에 불이 떨어지고 그러면 부랴부랴 일을 처리하기 바빴다.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까?”, “무엇이든 내가 좋아서 결정하고 여유를 가지고 마음껏 즐기면 안 될까?”, “하고 싶으면 하고, 하고 싶지 않으면 말면 그만인, 그런 자유는 내게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이 이런 생각을 들으면 바쁜 일상에 너무 낭만적인 것 아니냐?”라고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우리네 일상은 시간도 시간이지만 마음이 쫓겨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기에 더 내 삶의 자유에 대한 갈증이 더 강렬해지는 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무엇인가 여유롭게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며 고민하고 처리할 시간을 주지 않는 현실, 속전속결! 전쟁터와 같다. 지금 당장 무엇인가를 결정해 움직이지 않으면 컨베이어벨트 너머로 물건이 마구 쌓여 나중에는 손을 쓰고 싶어도 감당이 안 되는 그런 기다려 주지 않은 시간의 톱니바퀴 위에서 한 시도 쉬지 않고 뛰어야만 하는 형국이다.

  요즘 학교는 앞서 말한 내 마음의 상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출근해서 1교시 시작종과 함께 쉴 틈 없이 빼곡하게 들어찬 시간의 숲을 거닐고 나면 마치는 종소리도 못 듣고 하루가 저물어 버린다. 학교의 시정이 왜 이렇게 바빠졌을까? 무엇 때문일까? 일이 많아서 일까?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일까?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그런 바쁨의 연속에 대해서 우리의 일과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 바로 여기 있다.

  정성식 선생님(이하 저자)교육과정에 돌직구를 던져라.’는 책은 학교생활의 암세포를 빠짐없이 단층 촬영하고 있다. ‘1부 교육과정에 던지는 돌직구에서는 학교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돌직구)을 하고 있다. 날 선 작두로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잘라내버리는 그런 비판이 원죄도 거스를 것 없는 날카로움으로 다가온다. 정성식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학교교육현장에서 차지하는 교육과정의 현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왜 교육과정이 보고해야 하는 문서로만 기능하고 있는지 또 보고하고 나면 서랍 속에 방치되고만 있는지에 대해 자세한 답을 주고 있다. 이 책을 접하는 현직 교사들은 누구나 한 번쯤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공문을 처리하며 그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을 토로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적나라하게 실려 있다. 또 이 책을 읽을 예비교사들은 학교현장의 실상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다니고 싶은 학교라는 곳의 이상적 상상과 현재의 학교라는 공간의 교육적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를 실감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새 학기를 준비하며 2월에는 어김없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및 해당 교육지원청에서 내려준 공문을 바탕으로 학교교육과정을 계획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교육계획서를 수립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학교생활이라는 대전제는 희석되고 의무적으로 넣어야만 하는 아니면 학교평가를 잘 받기 위해 넣을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우선적으로 교육과정을 파고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단위학교의 학교교육과정은 특색을 잃고 표류하고 만다. 학교교육과정의 자율성이 표류하면 그 배를 믿고 승선한 학생들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항해를 해야만 한다. 무엇인가를 배우기는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도 활동의 의미와 가치를 모르니 배우는 사람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런 것이 바로 지금의 교육현실의 한 단면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날선 비판을 듣고 있으면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해지면서도 무엇인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 찝찝함이 남는다.

  저자는 그런 찝찝한 마음을 잘못된 현실에 대한 개탄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학교교육과정을 바로 잡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2부 교육과정에 삶을 담기 위한 돌파구로 구성해두고 있다.

  학교교육과정을 종이교육에 매몰시키지 않고 아이들의 삶 속 배움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실천의 장면들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액션러닝(Action Learning)기법을 소개하면서 그 방법으로 학교현장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니고 싶은 학교 상상하기로 출발하여 교육과정 워크숍’, ‘아이들 눈높이로 짠 학교교육과정’, 아이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에 대한 의견을 반영한 토닥토닥 동물농장’, ‘목공수업으로 만든 웃음꽃자리’, ‘복도 쉼터’, 특정시기에 행사들을 집중해서 운영하는 사계절행복학교’, 교사들의 동반성장을 이끄는 일상수업 들여다보기의 일환인 수업나누기, 수업요청하기, 수업수다떨기’, ‘독서토론’, 지역교사공동체 활동인 희망교실네트워크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26장에 실린 교육과정이 깊어지는 교사공동체 이야기는 교단에 서 있는 현직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교단에 서게 될 예비교사에게도 꼭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삶 속 배움의 현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우리사회는 이제 교사에게 멀티를 요구한다. 내 전공만을 잘해서는 절대 교단에서 선생님의 권위를 찾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수업은 기본이고, 행정업무(공문처리), 생활교육(상담 및 생활지도, 인성지도), 학급운영, 보충학습지도, 방과 후 학교 등의 업무 외에도 동료교사와의 관계, 학교조직의 구성원으로서의 일(업무분장, 보직 등)이 중첩된다. 이 모든 것을 원활하고 원만하게 처리하려면 교사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반드시 생각해보고 교단에 서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단순히 현재의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교사의 삶과 아이들의 삶에 어떤 존재로 서야 하며 아이들의 삶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에 대한 교육철학에 대한 질문도 곁들이고 있다.

  정말 할 일이 태산같이 산적한 일상 속에서 바쁘다.”라는 말만을 연발하는 그런 바쁘다 앵무새가 될 것인가? 변하지 않는 톱다운 방식의 학교현장의 현실에 허덕이며 욕만 하고 있기에는 나를 바라보고 앉아 있는 아이들의 눈을 피할 수 없지 않을까? 어쩌면 지금도 교단에 서 있는 많은 선생님들이 수많은 공문과 잡다한 행정업무에 허덕이며 아이들에게 원죄를 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공문과 행정업무가 아니더라도 자신과의 현실적 타협 속에서 아이들을 저버리는 편리를 취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문해봐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날선 비판과 교사로서의 부지런한 일상이 만들어낸 삶 속 교육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바쁘지 아니한가? 어쩌겠는가? 이 책의 표지를 한 번 열어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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