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진정한 자유인이 되고자 한다면 해탈의 길로 이끄는 이 책을 한 번 펴보는 것은 어떨까?


법정 스님의 수필, '무소유'에서 책의 제목을 따온 것 같은 스타북스, 김세중 작가의 책 '무소유'


  "스님 불 들어 갑니다. 빨리 나오세요."라는 말과 함께 해인사 앞 뜰에 장작에 불이 지펴지고 성철 스님의 연화대에 불이 붙었다. 뉴스로 스님의 행적이 보도되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고 하신 말씀이 들린다. 초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보고 들은 것은 이것이 전부이니 큰스님이라고 하니 정말 큰 스님인가 보다 했던 기억만 남는다. 도대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가 무슨 소리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30년 가량이 지났다. 이제 돌아보니 그 말씀이 자연 그대로 존재하는 대로 일체의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라는 뜻인 것 같이 들린다. 산도 산이고, 물도 물인 것처럼 그렇게 존재 자체로 그 어떤 속박이나 구속됨이 없이 그렇게 무엇에 소유하려다 소유 당하지 않는 그런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라는 말처럼 느껴진다. 이 또한 십 년이 지나고 삼십 년, 사십 년이 지나면 다르게 받아들여지겠지만 말이다. 또 깨우침이 없는 중생의 뜻으로 성철 스님의 큰 뜻을 어찌 헤아리랴.

  나이가 들수록 번잡한 마음과 풀리지 않는 과제, 소통이 잘 안 되는 의사결정의 문제, 나와 다른 생각으로 이루어지는 결정들, 인간으로 겪어야 하는 생로병사에 따른 복잡다단한 마음, 신경 써야 할 여러 처리해야 할 일들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럴 때마다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고 호숫가의 카페에 앉아 윤슬이나 바라보며 그저 멍하니 앉아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삶이란 것이 매순간 멈춤 없이 흘러가니 그 잠깐의 멍 때리는 시간으로 인해 그 번잡한 마음과 복잡한 생각의 사슬들이 끊어질리 만무했다. 그러니 결국 그것을 다스릴 줄 아는 마음이 나를 자유인으로 만들어주겠다 싶었다. 그래서 매번 글을 쓰고 생각을 하고 책을 읽고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질문들을 해보고는 했다. 그러던 중에 스타북스에서 이번에 출간된 『무소유』를 출판사 서평 쓰기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아 읽어볼 기회를 얻었다.

  김세중 작가님께서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설법을 모아 주해(註解)한 책이다. 해탈의 다른 말은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얽매는 것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를 소유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속세의 모든 연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인간이라는 굴레를 쓰고 있는 한 불가능한 것이다. 출가를 해 수행자가 되어 구도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는 이상, 해탈에 이르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유로운 해탈의 삶에 이르는 길은 속박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가능하다. 그 방편 중 하나가 바로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참 나'를 찾아 '무소유' 정신으로 살아가는 그런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다.

  1부 무소유와 2부 무소유의 향기를 큰 Chapter로 구성하여 그 속에 5개의 장으로 설법들을 선별하여 실었다. 작은 장을 구별하는 색지에는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의 깨달음의 글귀를 선별해 실었고, 녹색 글씨로 제목을 싣고 그 아래 불교 경전의 말씀을 발췌해서 곁들였다. 그런 다음에 2~3장의 짧은 법문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이 깨우친 생각을 여백에 기록하며 성찰하기 참 좋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맑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그런 생각이 낳은 생각을 여백에 옮겨 적으며 내 마음을 닦는다. 그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나를 만나게 되고, 그런 생각이 마음의 평정에 들도록 해준다. 책은 한 참에 모두 읽어 버릴 수도 있지만 마음공부가 어디 시간을 다퉈서 암기하고 전략적으로 임해 맞춰야 하는 시험문제가 아니기에 시간을 두고 하루에 한 장씩 읽어나간다는 마음으로 뜻을 곱씹으며 60개의 글귀를 읽으면 좋을 것 같다. 60일을 수행정진한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 60개의 생각을 배우고, 60개의 배움을 생각하며 삶에 그 배움을 행하며 흘러 간다면 두 달 뒤에는 더 평온하고 자유로운 자신과 마주하지 않을까 싶다.

  마음에 병이 없으니 그것이 곧 자유고 해탈일지다. 우리는 늘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아 성찰적 질문을 통해 자기 삶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럴 때 내 안의 부처님이 자유로운 현존재로 살 수 있도록 나를 이끌어주실 것이다. 종교의 소유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자유인이 되기 위해 성찰해나가는 한 과정에서 내게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해주는 두 스님의 설법에 한 번 귀를 기울여보자. 그 과정에서 배움이 이르면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성장으로 더 큰 보시를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해탈은 온전한 자유이고, 그 자유는 비움으로 얻는 충만한 삶이 될 것이다.

깨우침을 얻기 위해선 매사에 무심할 것과 침묵을 강조하셨습니다. 이때의 무심無心이란 막연하게 생각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님은 진정한 마음의 평정을 얻은 사람이라면 조용함과 분주함을 모두 깨친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 P6

법정 스님은 말의 의미가 잘 여물 수 있도록 자신을 고독하게 비워 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중략)사람이란 항시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끊임없이 흘러가는 존재이니 매 순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우리가 참선하여 궁극적으로 나아갈 삶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우리들의 목표는 풍부한 소유가 아니라 풍성한 존재라고 하셨습니다. - P7

구도심이 없는 이 삶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 P295

보살의 마음은 자비심이 근본이다. 자비심을 일으키면 한량없는 선행을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이 모든 선생의 근본이냐고 물으면, 자비심이라고 대답하라. 자비심은 진실해서 헛되지 않고, 선한 행은 진실한 생각에서 나온다. 그러니 진실한 생각은 곧 자비심이며, 자비심은 부처님 마음이다. <열반경>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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