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을 가진 이탈리아’라는 제목도, 시중에 나와 있는수많은 여행기들과 달리 이탈리아에서 유학시절을 보낸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담겨진 책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정치학 전공자의 관점에서 경험하고 바라 본 이탈리아를 들려준다고 해서, 특히 20개 주와 8천여개의 도시로 이뤄진 이탈리아를 지역별로 나눠 서술하는 컨셉 덕분에 더욱 기대가 컸다.이탈리아의 특징을 토착성과 종속성이라는 이율배반적 성격을 가진 나라로 설명한 점 등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아 좋았지만, 지역별 특색과 무관한 노동문제나 사회적 구조 문제 등 저자의 기존 연구 내용을 특정 챕터에 포함시켜 분량을 늘리려 한 점과 깜빠냐, 리구리아, 사르데냐, 뿔리아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녁에 대해서는 한두 페이지도 채우지 못할 만큼 연구와 조사가 충분치 못했던 점은 매우 아쉽다. 단기 여행자의 경험담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수년간 유학했던 경력을 내세워 출간한 책이라면 조금 더 성의있게 준비했어야 마땅하다 생각한다. 저자가 마음을 고쳐 먹고 개정판을 준비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