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 한국의 엘리트와 미디어 나남신서 1003
허행량 지음 / 나남출판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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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일탈행위를 의미하는 스캔들은 우리가 인간인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러한 스캔들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스캔들을 글로 잘 풀어내어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된다. 부제에 엘리트가 들어가서 그 연구대상이 사회지도층 인사의 스캔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사회지도층 인사뿐만 아니라 연예계 스타들의 스캔들이 예로 많이 등장하였다. 제목을 좀 더 명확히 한다면 한국의 스캔들과 미디어가 아닐까 한다. 저자의 학문분야(신문방송학)대로 스캔들의 발생에서 매니지먼트까지 미디어의 역할이 중심이 되어 서술되어 있다.

스캔들이 없는 사회는 없다. 저자의 말대로 스캔들은 인간의 약점이 있는 한, 경쟁이 지속되는 한, 미디어가 있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이벤트이다. 스캔들은 사회적 신뢰의 추락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스캔들이 미디어를 통해 공개됨으로써 도덕의 새로운 기준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사회지도층이 될 사람과 되지 못할 사람을 자천타천(自薦他薦)으로 미리 screening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토지투자나 원정출산 등이 스캔들화 되면서 지도층이 되려면 투기와 같은 토지투자를 하지 말고 원정출산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도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저자는 또한 스캔들을 살인강도에 비교하며 스캔들에 대한 사회적 처벌이 없을 때 누구나 스캔들을 저지르게 될 것이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들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따라서 스캔들도 가혹한 처벌이 뒤따라야 하고 개인의 불행이 사회적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학기초에 군기를 잡기위해 시범케이스로 체벌받는 경우처럼 스캔들의 당사자가 운 나쁜 희생양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실수가 스캔들로 불거지고 안 불거지고는 당사자의 운과 관련된 것이다. 그러한 한 번의 실수 때문에 그 사람이 가진 자질과 능력을 다 버려야한다면 그것도 사회적 비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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