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크
로리 할스 앤더슨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10대 소녀의 성장소설로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많은 10대 청소년들을 대변하고 있으며, 위협에 맞서고 당당하게 자기 주장하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멜린다는 여름 파티 중에 경찰을 불러 몇몇 아이들이 연행되는 사태까지 이르게 하여 파티를 망쳐놓은 주인공으로 누명을 쓰고 친구없는 왕따 신세가 된다. 그러나 그녀는 파티 중 성폭행을 당했고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지만 그 성폭행 사건이 너무 충격적인 것이어서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 점점 격리되어 결국 실어증 상태에까지 이르게 된다.

직업병일까? 나는 주인공 멜린다가 어떻게 성폭행과 왕따라는 두 가지 외상적인 사건(traumatic events)에도 불구하고 끝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궁금하였다. 그 위기 극복에는 선생님이 있었다. 학교사회사업이나 상담을 전공한 선생님은 아니지만 이해심을 가지고 그녀의 진전과정을 살펴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던 미술선생님이 그녀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단초가 되었다. 의도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녀에게 미술시간은 그녀의 감정을 드러내고 자기부정에서 벗어나 자기긍정과 자아존중을 배우며 그 성폭행 사건이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미술치료와 같은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녀는 악몽과 공포 속에 휩싸여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멜린다가 잃었던 목소리를 되찾고 성폭행범과 당당히 맞서는 장면은 그러한 희망의 씨앗이 발아되는 에너지의 모습으로 보인다. 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 적어도 한 명의 심신이 건강한 부모, 선생님, 친구가 있다면 아무리 깊은 나락에 빠져 있더라도 희망의 씨앗을 발아시켜 제대로 그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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