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나에게 장애를 선물했다 - 휠체어를 타고 만난 세상 내가 사랑한 사람들
박일원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평균적인 일반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는 불쌍하다는 것이다. 이런 느낌을 어떤 일반 사람들은 과잉 친절이나 값싼 동정으로 서툴게 표현하기도 한다. 동의 없이 휠체어를 민다든지, 등에 업히라고 한다든지, 부축하겠다며 다짜고짜 팔을 잡아끈다든지 하는 것은 세련된 행동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편해하지도 괜찮지도 않기 때문이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동의 하에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다. 일반인들의 서툰 행동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함께 교정되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때로는 지나친” 자격지심은 장애인들이 남들의 호의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도록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일반인들의 서툰 표현에 대해 자존심을 상해하고 때로는 불쾌해 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런 장애인의 반응은 표현은 서툴렀지만 마음을 베풀었던 일반인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장애인들은 마음마저 꼬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경험이 될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차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볼 때 일반인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바꾸고 서툰 표현을 교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장애인들도 함께 바뀌어야 하고 그들도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장애인들이 이러한 일반 사람들의 서툰 표현보다는 그 이면의 따뜻한 마음을 볼 수 있다면, 동정이나 연민도 사람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라는 것을 여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세상은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로 바뀌어갈 것이다. 장애를 가진 저자는 이 글을 통해 이러한 여유와 성숙한 태도를 몸과 마음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유가 장애인을 대한 배려가 가득찬 호주에서 생활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찬 우리나라의 현실을 더욱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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