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본 여고생
김명학 엮음 / 이채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문학 작품이 아니라 비교 문화연구라는 타이틀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책이 만들어졌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일본 여고생들의 문화에 대한 연구라기보다 황색언론의 충격르포를 그대로 복사한 듯한 기사처럼 보였다.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원조교제도 처음에는 일부 집단에 대한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화시켜 보고하고 충격요법을 가하는 일본 언론의 보도태도 때문에 확산된 경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 학생들은 이런 원조교제 기사를 보고 자신이외 대다수의 학생들이 원조교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나만 뒤쳐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다수의 학생이 원조교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믿는 학생들은 타 학생들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별다른 죄의식이나 문제의식 없이 쉽게 빠져들게 된다. 우리 언론의 보도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도 이러한 똑같은 길을 걸어가지 말란 법은 없을 것이다. 일본의 원조교제는 자본주의 사회의 물질만능주의, 성인들의 로리타 콤플렉스, 10대들의 반항과 동조의식, 언론의 무책임한 태도 등이 총체적으로 낳은 것이다. 명확하게 책임소재를 따지자면 성인들의 문제이지 일본 여고생들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고생만의 문제인양 몰고 가는 듯한 문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책은 단지 우리의 관음증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마츠모토키요시, 다마고찌, 프리쿠라, 루스속스, 헬로키티 등 일본에서 히트 친 상품들을 여고생과 연관시켜 설명한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이 부분을 강조했으면 훨씬 더 문화연구로서 가치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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