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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All Boys Do It - 청소년 Report 1
엄기호 지음 / 우리교육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청소년문제는 고대에서부터 오늘날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등장하는 콘텐츠이다. 고대 이래로 청소년은 항상 충동적이고, 도전적이고 신중하지 못하며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키는 근원으로 여겨져 왔다. 똑같이 청소년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성인들은 왜 지금의 청소년기가 그들의 청소년기와 비교해서 더욱 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것 같다고 인식하고 있을까? 성인들이 그들의 청소년기에 부모나 어른들이 그들을 이해해주기 바랬던 것처럼 왜 변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청소년 비행이나 문제를 판단하는 기준도 따라서 변해주어야 하는데 기준은 본인의 청소년기 시절의 기준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준으로 보면 너무나 달라져버린 청소년들을 보면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청소년들에 대한 선입견은 어른들로 하여금 그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꾸짖어야 하는지, 타일러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고민하게 했다. 그들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는 어이없는 고민이고, 부질없는 짓이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다수의 평범한 남자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돕는 책이다. 청소년기의 사소한 문제들은 발달과정의 통과의례이고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 청소년기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 본인도 청소년기를 지났기 때문에 많이 알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우리의 진정한 이해를 방해하곤 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조금이라도 위한다면 그들에게 무언가를 해주려고 하기보다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책이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포르노를 보는 것은 다 아는데 왜 학교 내 성교육은 그대로일까? 본인도 책에 나온 학생들과 비슷한 경험을 하며 지내왔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그 안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했다. 그런 고민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성교육이 답보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제는 청소년들의 변화를 인정하자. 저자의 주장대로 그들도 "알 건 다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학교는 남녀성기나 피임에 대한 단순한 정보나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그들이 가진 성에 대한 정보와 지식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청소년의 현실과 성교육과의 괴리는 세월의 깊이만큼 점점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오래만에 접하게 된,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책이었지만, 항상 대안이 없는 비판과 이해는 공허하듯이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 청소년 성교육의 구체적인 형태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