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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이면 어때 -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하다
이경용 지음 / 담다 / 2023년 5월
평점 :
남들보다 일찍 퇴사를 결심한 저자는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2년 동안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도로 가서 각종 일용직을 하며 살다가 왔다.
그곳에서 그가 얻은 것들은 무엇일까?
이 책은 기존의 삶을 버리고 특별함을 선택한 저자가 다양한 경험을 함으로써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일의 질서를 새롭게 잡으며 자신감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과정적으로 익숙한 결별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용기를 내보라고 제안한다.
대리님이라는 직책을 달고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던 네 아이의 아빠.
일정하게 정해진 궤도에서 벗어나면 큰일이 나는 줄 알던 저자가 남들보다 조금 이른 퇴사를 결심했다.
그를 이해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직장이 없이 어떻게 사니?
로또라도 당첨된 거니?
어디 아픈 거니? 등등 각양각색의 질문을 받았다.
그들을 피해 조용히 자신만 생각하고 싶어 제주도로 떠났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이 남았기에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그가 회사를 버리니 경력도 버려졌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먹고는 살아야 했다. 네 아이의 아빠로,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당연히 돈을 벌어야 했다.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두려움은 접어두고 그저 마음이 끄는 대로 걸음을 옮겨보려 했다.
설거지를 시작으로 타일 조공, 포장 이사, 가구 배송, 안마의자 배송, 귤 수확, 가지치기, 묘목 심기, 기초 공사, 비계 설치, 벽돌 쌓기. 방수, 페인트칠 등 다양한 일용직 업무를 경험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나는 무엇보다 저자의 마음에 백 번 공감한다.
낯선 곳에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두려움과 경력이 단절되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던 상황들 모두 나 또한 경험했던 일이므로.
읽기 쉬운 책이었다.
글 자체가 짧기도 하지만, 일기 쓰듯 편한 문체로 쓴 에세이라 그런지 술술 넘어간다.
남의 일기를 엿보는 일은 재미있다.
그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이 꼭 저자의 일기 같았다.
덕분에 집 짓는 기초, 귤을 따는 방법 등등 나 또한 경험하지 않아 몰랐던 일들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도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처음 이곳에 정착하게 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나도 그랬는데,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하면서 읽었다.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더 잘 읽혔는지도 모른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서른여섯 살에 나도 낯선 이곳에서 해본 적이 없는 일로 시작했던 그때, 무엇이든 시작하기에 나이란 상관없다는 것을 알았다.
특별한 선택이 특별한 삶이 된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으므로 이래저래 저자에게 맞장구칠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삶이 무너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과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