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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의 기록 히에로글리프
유정아 지음 / 글로서기 / 2025년 12월
평점 :
SF 판타지 소설 <나일강의 기록 : 히에로글리프>가 출간되어 읽어보았다.
이 소설은 전생과 환생이라는 판타지 속에 사랑하는 연인을 현생에서도 다시 만나게 되는 스토리이다. 그러나 운명은 현생에서도 바꿀 수 없는 건가.
고대 이집트의 시간 위에 올려놓은 한국 판타지.
제목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책은 크게 두 갈래의 시간감각을 내세운다. 하나는 현재를 사는 인물들이 기억과 꿈을 통해 과거에 닿아가는 흐름이고, 또 하나는 과거 고대 이집트의 권력과 사랑, 그리고 비극적 장면이 지금의 삶을 흔드는 흐름이다.
"내가 왜 이 장소를 알고 있을까?" 같은 데자뷔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서사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는 방식은 이런 장르가 가진 가장 큰 재미이기도 하다.
책장은 빠르게 넘어간다. 비교적 분량이 적은 페이지 수라서 몰입해서 읽으면 하루, 이틀 만에도 완독이 가능하다.
마치 퍼즐을 맞춰가듯 이야기의 단서와 호흡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이야기의 흥미로운 지점은 전생 서사가 개인의 로맨스로만 끝나지 않고, 기록과 진실이라는 주제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기억은 언제나 편집되고, 사랑은 때로 진실을 가리며, 선택은 시간의 방향을 바꾼다.
'히에로글리프'라는 상징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읽히지 않은 문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끝내 남기고 싶었던 진실의 흔적처럼 느껴진다.
반면 히에로글리프는 끝까지 발견되지 않아야 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마치 우리의 인생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히에로글리프로 남겨 나의 흔적이 발견되길 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반대로 남긴 흔적이지만 끝까지 비밀로 부쳐지고 싶은 누군가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