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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감댁 여인들 - 세 자매가 선사하는 따스한 봄바람
이지원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홍대감댁 여인들>은 조선시대라는 배경 속에서, 외부 세계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안방' 여인네들의 삶을 되살려낸 책이다. 이지원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유교적 제도와 남성 중심의 사회 곳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려 하는 여성들의 섬세하고 단단한 서사를 그려냈다. 그것도 '특별한 여인'이 아닌 너무도 평범하고 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세 명의 자매를 통해서.
어찌 보면 이 세 자매는 조선시대에선 매우 특별한 사연을 각각 안고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또 어쩌면 매우 흔한 사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소설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따뜻하다. 조선시대가 배경인 만큼 사극이 생각나는 어투들과 그 분위기가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댕기머리를 휘날리며 그네를 타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어쩐지 읽는 내내 심쿵 하게 되는 소설이다.
고풍스러운 말맛이 살아있지만, 지나치게 고어체에 머무르지 않아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무엇보다 '감정'에 대한 묘사가 섬세하고 탁월해서 마치 내가 예임이나 예도가 된 것만 같다.
사랑, 원망, 체념, 그리움... 이름만 들어도 아찔한 이 감정들이 인물들의 말과 침묵, 시선과 숨결 속에 살아 숨 쉰다.
사극 로맨스 좋아하는 분들은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할 것이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