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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일기 - 북극 마을에서 보낸 65일간의 밤
김민향 지음 / 캣패밀리 / 2025년 3월
평점 :
날이 맑으면 밤에는 별과 오로라를 보러 나가고, 낮에는 혹시 몰라 북극곰을 보러 나갔던 그녀. 체감 온도가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지면 뜨거운 물을 공중에서 날려 급격한 얼음 구름을 만들었던 그녀는 65일간의 극야를 끝내고 2주를 더 체류했다.
그리고 1년 후 이번엔 백야를 만나러 다시 알래스카로 떠났다.
그녀가 극야에서 오롯이 마주했던 슬픔과 애도의 시간이 밝은 백야의 마음이 되었기를 기도하고 응원하게 된다.
처음엔 극야와 백야의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현상에 집중할 수 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자연의 경이로움 속에 한낮 먼지 같은 인간이 대자연의 품속에서 나를 좀 달래 달라고 안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부러 어둠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슬픈 감정을 대면하는 작가의 용기가 부러웠다.
얼마나 사랑을 받고 살아왔으면 부모님과의 영원한 이별에 이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 무너지기 전에 더 죽고 싶어지기 전에 스스로 살길을 찾아 떠났던 극야에서 작가는 서서히 빛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 여정을 함께 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된다. 책 속의 사진들은 작가와 함께 내 마음에도 치유와 용기를 주었고, 그녀의 고백 같은 글들은 내 마음에 사르르 녹아들었다.
이 분 뭔가 일을 낼 것 같다. 이렇게 글을 잘 쓰다니, 일기가 이토록 문학적일 수 있다니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그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빛을 응원한다.
애도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를 깨닫기도 하면서.
많은 분들이 이 책이 주는 힘을 느꼈으면 한다.
가장 최근의 알래스카를 우리가 또 어디서 만나랴.
65일간의 극야와 82일간의 백야를 모두 만난 작가로부터 우리는 인생의 빛과 어둠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