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두 번째 운명 - 악마를 변호하게 된 한 남자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
심재일 / 페스트북 / 2024년 12월
평점 :
작중 가상 재판에서 만나게 되는 사건은 조두순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고위공직자 성 접대 사건, 미성년 성매매 불법 동영상 유출 사건 등 우리가 뉴스에서 봤던 사건들이 등장해 더욱 집중하게 했다.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듯한 빠른 전개와 윤하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독자도 궁금할 수밖에 없으며, 하나씩 실마리가 풀릴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범죄자가 극형으로 처단될 때 환호를 외치는가 하면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하는 생각도 들면서 평소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죄와 벌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추리 스릴러 소설다운 반전도 한몫했고, 작중 시간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데 독자들을 배려한 표식도 매우 신박했다.
법정 소설이지만 어려운 전문용어 사용을 자제했고, 법을 잘 모르는 독자들도 쉽게 내용이 파악되고 이해되도록 썼기에 누구나 읽어도 재미있을 책이다.
가상 재판이라는 소재도, 비밀노트도, 윤동준의 모습으로 변호하는 윤하민도 모두 상상력 최고의 소재였다.
변호인이라는 저자의 직업과 이 문과적인 능력이 오히려 재미있게 다가올 정도로 저자의 첫 소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작품이었다.
대개 신인작가들은 에세이로 데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은 정말 넘사벽의 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인작가분들의 소설을 종종 만났다. 그리고 웬만하면 신인의 소설은 읽지 말자 생각했다. 소설은 정말 쉬운 장르가 아니다.
이번 소설도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작가님의 첫 소설이라 하니 어쩌면 그동안 만나왔던 그런 작품들과 별반 다르지 않겠다는 편견이 생겼다.
그런데 첫 장부터 아주 흥미롭다. 자세를 고쳐잡고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초반은 그럴 수 있다. 중반쯤 되면 스토리가 늘어지거나 갈 길을 잃을 수 있다. 그런데 웬일인가. 이 책은 시종일관 늘어짐이 없다.
그렇게 책을 끝까지 읽는 동안 궁금증과 재미와 반전에 혼을 뺏기듯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추리소설, 스릴러 소설, 법정 소설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