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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다이뻐맨
이마냥 지음 / 창조와지식(북모아) / 2024년 2월
평점 :
버겁고 괴로운 마음들도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니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시인은 지금의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사물들에게 "너희도 다 이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다이뻐맨이 출동했다.
이 시집은 동심과 시심 사이의 경계에서 만들어진 시편들로 모아졌다.
처음엔 아빠로서 동시를 지은 듯했으나 동시만으로 채운 시집은 아니었고, 중후반부에는 확실히 성인들을 위한 시들이 많이 실렸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만날 수 있는 시인의 생각들이 매우 창의적이라고 느꼈던 시집.
재미있는 시들도 꽤 많고, 이해가 잘되지 않는 어려운 시도 몇 편 있지만 모든 시가 구구절절 쉽기만 하다면 그것을 시라고 할 수 있을까.
갸우뚱 갸우뚱하며 시인의 의도를 찾아보는 모험, 그런 모험이 가득한 시집이라 나의 두뇌는 지금 바쁘다.
내 머리를 열일하게 만들어주는 시집, 그럼에도 잘 읽히는 시집 <출동 다이뻐맨>이다.
이 시집의 가장 큰 장점은 오디오북이 지원된다는 것이다.
각 시마다 그리고 마지막 음악 세 곡에도 모두 QR코드가 있어 시를 읽지 못하는 분들에게도 시를 들려줄 수 있다.
저자가 직접 녹음한 오디오북은 시가 잘 이해되지 않을 경우 저자의 목소리만으로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의 생각은 아이처럼 녹음했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모습은 그 주제에 맞게 목소리를 달리하며 녹음했다.
저자는 시도 잘 쓰지만 연기도 잘하고 성우 해도 될 만큼 목소리도 좋고 발음도 또박또박 듣기 좋게 정확하다.
정말 끼가 넘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쳇말로 천상 글쟁이 예술가 같다.
시를 쓰며 자유로울 저자가 상상이 되기도 하는 그런 시집이었다.
시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뭔가 답을 바로 알아차릴 수 없고 충분히 음미하고 생각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지향하는 분들에겐 이 시집이 딱이다.
시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시를 읽으면 훨씬 더 쏙쏙 들어오는 시들이 많다.
내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장르가 시였는데, 시를 짓다니 너무 대단하고 멋진 일 같다.
나도 시를 한 번 지어볼까 싶기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