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유령 푸른사상 소설선 53
이진 지음 / 푸른사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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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죽어간 나무들에게 미안해서 소설 쓰기를 멈출 수 없다.

쓴 글들이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고 날아갔어도 그저 소설 쓰는 것이 즐거우니 괜찮다는 이진 작가의 네 번째 소설 <소설의 유령>이다.

이 작품은 9편의 단편 소설을 엮은 단편집이다.

이렇듯 소설 쓰기가 즐겁다는 작가는 어떤 글들을 썼을까 궁금해하며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떠본다.

사회의 어두운 이면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낯설기도 한 반면 낯설지 않기도 하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 그렇지 싶다가도 작가의 섬세한 문장으로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아닌 것이 된다.

상상력이 풍부한 글감에 감탄이 나오기도 하며, 모순으로 가득 찬 우리 사회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생각할 거리를 준다.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선물하는 책이라고나 할까.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는 9편의 단편을 모았다.

각 작품은 모두 '돌봄'이라는 주제와 만나게 되면서 탄탄한 구성으로 마치 하나의 장편과도 같다.

돌봄에는 기본적으로 사랑과 희생이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

<소설의 유령>은 과거의 나를 돌보기도 하고, 타자의 돌봄을 통해 그 마음을 통찰하게도 된다.

흡입력 있는 문장들은 독자들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주제의 신선함과 날카로운 시선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는 단숨에 끝나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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