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되살려주는 향수,
하나의 향수로 각자 다른 향을 맡게 되는 사람들.
매우 근사한 주제였다.
요즘 판타지 소설의 특성들처럼 다양한 등장인물에 대한 파노라마적 기법으로 비슷한 패턴들을 사용한 스토리들이 다소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의 이름이 헷갈릴 정도로 많이 등장하는 덕훈의 1주기 제사 지내는 날의 경우는 산만스럽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그들의 상태를 알아야만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을 읽고 가장 크게 와닿았던 것은 어느 집에나 비슷한 가정사와 갈등들에 공감이 되었던 것과 덕훈같은 정신적 지주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얼마나 진한 향기를 남기는지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런 사람인가? 생각해 보기도 하고, 나에게는 누가 덕훈이었을까 돌아보기도 했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며, 내 아들과 내 조카들을 생각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내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등장인물들이 상실감과 갈등에서 해소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으로 깊이 응원했다.
특히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덕훈 같은 정신적 지주가 한 명씩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 속에서 덕훈이 해주는 모든 말들이 그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