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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평점 :
이 책은 다트머스 학제 간 참여 연구소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2016년 가을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와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의 대화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의 극장과 대학을 돌며 5년간 진행한 여덟 번의 대담을 모은 결과물이다.
연구소의 임무는 마르셀루 글레이즈가 '건설적 협업'이라 부르는 자리에 과학자와 인문학자들을 불러 모아 우리 시대의 가장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이었다.
주제는 '삶의 본질은 무엇인가'부터 '기술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바꿀 수 있을까?' 'AI와 유전공학은 우리가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도록 도울까?' '기후 위기 속 지구와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등까지 다양하게 확장되었다.
과학이나 인문학 어느 한쪽이 다루기에는 복잡한 질문들로, 점점 시급해지는 이 문제들을 해결해 인류의 실존적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서로 다른 앎의 방식을 결합하는 다원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견이 있을 때조차도 건설적인 대화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므로 토론과 논쟁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다양한 지성인들의 생각과 의견을 들으며 함께 생각해 볼 거리가 풍부한 책이다.
과학과 인문학의 간극을 직시하고 저자는 과학과 인문학자들을 상대로 토론을 하게 했다.
예로부터 과학은 인문학에 속하는 철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학자들은 인문학자들을 그저 검증되지 않은 지식인들로 치하하기 시작했다.
인문학자들은 억울하고 과학자들이 무례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과학의 본질은 철학에 있다는 것을 잊은 사람들로 보였을 것이다.
과학과 인문학이 대립을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어느 한쪽이 맞는다고 말하기엔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철학 책이나 고전문학을 읽다 보면 과학 이전에 철학이 먼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학은 철학을 토대로 기술을 발전시킨 것뿐이다.
그렇다고 과학이 인문학 안에서만 가능하다고도 볼 수 없다. 과학은 나름대로 그들만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과학이 빠지면 발전이 없는 세상이다.
이제는 그 기술의 발달이 상상을 초월한다.
과학만으로 인간의 본질을 증명할 수는 없다. 생물학적인 것 말고도 인간이라는 것은 철학적인 면이 많고, 그 난해하고 복잡한 '마음'이라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으로 시작해서 과학과 인간의 공존까지 핵심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과학을 빼고 살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과학을 인간의 정체성과 융합시켜야 할까.
8장에 이르러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였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6장 '트랜스 휴머니즘'에 관심이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