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역사.
비단, 아이들만 어려운건 아닐터, 그럴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역사동화의 역할이다.
이 책은 비밀리에 우리말을 가르치고 독립정신을 전하던 조병순과, 그를 돕는 ‘다섯 손가락 애국 소년단’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주인공 강무를 비롯한 아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조병순 석방을 위해 연대하며 점차 성장해 간다.
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개인의 숭고한 희생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만들어가는 변화의 힘까지 목격하게 된다.
여기에 따뜻하고 강렬한 수채화 삽화가 이야기의 긴장과 감동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한다.
저자인 서성자 선생님은 마치 기억을 꺼내듯 조용하면서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바위책" 이라는 은유안에는 '사라지지 않고 기록되는 역사' 그리고 '흔적을 통해 이어지는 약속'이 깃들어 있다. 한문장, 한문장마다 마음에 오래 머물러, 바위에 새겨진 글씨 하나하나가 울림처럼 느껴진다.
그림작가 최은석님의 섬세한 드로잉은 조용한 계곡의 정취와 시대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초록의 그늘 아래 바위와 글씨의 대비는 '기억' 과 '영속'이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강화하며, 여백이 주는 호흡은 아이들이 사색할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은 '기록이 주는 힘'이 정말 크다는 생각이 또 한번 들었다.
종이책은 불태워 질지라도 바위에 남긴 글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 이름은 세대를 건너 나와 지금 여기까지 도달했으니 말이다.
독립을 위해 자신을 다한 조병순 선생님의 삶은 자연스럽게 "나도 잊히지 않으며 살고싶다'는 작은 다짐을 아이의 가슴에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게 된다면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넌 어떤 이름을 새기고 싶니?" "우리 가족의 바위책엔 어떤 약속이 남을까?" 등의 질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