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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에 보름달이 걸리면 ㅣ 단비어린이 문학
전은숙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7월
평점 :
표현이 참 예뻤다.
호두나무에 걸친 동그란 보름달,
빼꼼히 나무 사이로 고개를 들어 우리를 바라보며, 오늘은 또 어떤 마음을 보여주려나 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란 뭘까? 각기 다른 마음들을 어떻게 다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일까?
그때그때 그 수많은 마음들을 다 알아챈다면, 이 세상에 마음에 병이 든 사람들은 더 이상 존재 하지 않을 수 있는 걸까?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복잡하고 다양한 마음들을 잔잔하면서도 유쾌하게 잘 풀어내어 준거 같다.
"원이는 할아버지 외투를 덮고 의자에 누워 자고 있었어요"
-딱지치기 중-
이 책의 여러 에피소드 중 일부에 나오는 대사이다.
이 대목이 그렇게 내 마음을 두드렸다...할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만들어낸 것일까? 할아버지 외투가 거기에 있을 수가 없는데 말이다.
언제나 죽음과 애도에 관한 이야기는 참 무겁고도 꺼내기 힘든 것 같다.
한줄 한줄 읽어 내려갈때 마다...감정이입이 되었다.
먼 훗날...그런 상황이 되면 원이처럼 그렇게 편하게 보내줄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상대도 나도 모두를 위한 이별을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것과 비슷한 이야기로 다섯번째 이야기가 있다.
철부지 아이는 엄마의 장례에도,, 좋아하는 아이를 신경쓰느라. 결국 엄마의 마지막모습 조차 보지 못한다. 결국 불쑥불쑥 나타나는 엄마의 흔적들을 보고 나서야 엄마의 부재를 느끼고 슬퍼한다.
내가 엄마라서인지는 몰라도....내 아이가 저런 입장이 되게 하지 말아야지...나는 건강해야지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솔이는 시골 마을로 이사를 간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건, 또 그들과 조화로워 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다가간다는것 또한 서툰 마음일 수록 더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솔이는 다르다.
당차고, 그 서툰마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아이.
또 그런 서툰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대신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청설모 엄마의 등장은 너무 사랑스러웠다.
처음으로 백점받은 2-4반 오경태,
얼마나 좋으면 그럴까?생각하다가도 , 좀처럼 일이 풀리지 않는 경태의 일상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안타까웠다. 좀 술술 풀리고 경태가 원하는 대로 칭찬도 듬뿍 받고 , 원하는 선물도 받고 그랬음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 마음과 달리 , 자랑하고 싶으면 싶을 수록 100점 시험지 보다 더 부끄러운 마음들을 얻게 된다.
그런 마음들을 어른들이 조금만 더 알아채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수가 아니라 그걸 받으려고 한 수많은 너의 노력이 더 빛난다고 말이다.
친구의 도움을 외면한 아이는 심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내마음처럼 친구의 마음도 잘 보듬어 주었다면 주인공은 그런 마음들로 인해 힘들어 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백로로 인해 깨닫게 되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란 것은 누가 억지로 떠 밀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