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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 약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 약사의 꿈을 위해 무작정 헝가리 유학 약대생활 열정 기록
이주연 지음 / 미래북 / 2021년 8월
평점 :
'헝가리 유학 약대생활 열정 기록'이라는 소개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었다. 특히 공부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잘 나와 있어서, 꼭 약대생이나 유학생이 아니더라도 공부할 때 자극제이자 멘토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 어린 시절 이야기나 약대 편입 실패 이야기까지는 주위에서 보는 평범한 이야기 같아서 큰 감흥은 느끼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유학 중인 여동생을 따라 노르웨이 여행을 갔다가 그곳의 학생들의 모습에 자극을 받는 모습이 일단 참 좋았다. 그 후 버스에서 만난 중국인 의사와 이야기를 하다 동유럽 약대 유학이라는 루트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 되자마자 바로 헝가리로 가서 시험을 치르는 저자의 행동력에 나는 깜짝 놀랐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리 약대 편입 준비를 2년간 열심히 했다지만 헝가리에서는 약대에 이렇게 너무 쉽게 합격이 가능하다니 하고 놀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차근차근 글을 읽어가다보니, 동유럽의 의대와 약대에 입학하는 것은 쉽지만 졸업한다는 것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일단 그 내용 자체도 어렵고 방대한 의약 수업을, 심지어 영어로 듣고 시험도 영어로 쳐야하는데 시험은 우리와 달리 필기가 아닌 구술이 대부분이다. 거기다가 시험도 굉장히 자주 쳐야 한다. 논문도 써야하고, 이곳은 헝가리라난 걸 상기시켜주듯 헝가리어 수업도 들어야 하고 통과하려면 헝가리어도 잘해야 한다. 처음에는 비교적 쉽게 꿈에 다가간 것처럼 보이는 저자가 부러웠다가, 읽어 내려가다보니 이 모든 과정을 다 겪으며 단 한번의 유급도 없이 졸업한 저자가 존경스러워졌다. 중간에 영어 공부 방법 소개도 솔직하게 해주면서 밝혔지만 저자의 토익 점수가 원래 600점대였다는 걸 감안하면, 애초에 토플 고득점자도 유학을 가면 강의 들을 때 멘붕이 온다고 하는데 정말 얼마나 피나는 노력으로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 것인지 존경스러웠다.
이런 저자이기에 그가 소개하는 공부방법들은 실질적으로 수험생들에게도 유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공부법이나 공부에 좋은 음식, 영양제 등을 소개하면서 레퍼런스를 잘 밝혀주는 점도 참 좋았다. 일화를 이야기하며 고전이나 여러 책을 인용하는 부분도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은 좋은 부분도 있었고 없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이건 취향의 영역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을 읽고 얼마간은 기분이 복잡하기도 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스물네 살의 나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이 책을 쥐어주고 싶다. 약대 유학을 가라는 얘기가 아니라, 원하는 길을 두고서 지레 겁먹고 도망치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약사의 꿈을 놓지 않고 간절하게 품고 노력했기에 결국 약사가, 심지어 국내에서만 공부한게 아니라 젊은 시절 해외에서 여러 나라 친구들과 부대껴가며 생활하고 공부한 풍부한 경험까지 가진 멋진 약사가 될 수 있었듯이.
그럼에도 저자가 책에서 소개해주었듯 40대에 남미에서 의대에 들어가 미국 의사가 된 한국인도 있음을 떠올려보며, 나도 앞으로 긴 인생길 어떤 길을 걸어갈지 차근차근 생각해봐야겠다.
한창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나처럼 이미 사회생활 중인 사람들에게도 자극이 되는 좋은 책인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