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활 건강
김복희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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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의 백일장이 떠오르는 책이었다. 요즘 활동 중인 여성 시인 10명이 백일장에 나와, '나의 생활 건강'이라는 주제를 받고 자유로이 산문을 쓴다면 이런 책이 나오지 않을까.

처음에는 '생활 건강'이라는 제목에서 모 기업의 이름이 떠올라 특이하게 느껴졌고,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책을 펼쳐보고 시인 한 명 한 명의 에세이를 읽다보니,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참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의 나래가 펼쳐지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나의 생활과 건강의 기저를 만들어 준 가족에 대한 감사를 쓴 글도 있고, 생활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하는 노력을 쓴 글도 있고,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것들을 여행 가방에 넣는다는 상상으로 현대시처럼 쓴 글도 있고, 여러 다양한 형식의 접근들이 있어서 자기 스타일에 맞는 에세이를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잡지는 아니지만 잡지처럼 여러 목소리가 실려 있기에, 내게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는 맛도 있고, 유난히 공감가는 글과 만나는 맛도 있었다.

'읽듯이 들으면 어떤 이야기든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내가 이미 아는 이야기라도 이야기하는 상대방에 따라 달리 읽히는 것도 흥미롭다.'(p15)는 김복희 시인의 문장에서는 앞으로 일상에서 읽듯이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계영 시인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길지 않은 글 속에서도 정말 마음 깊은 곳까지 솔직하게 쓴 것이 느껴져서 놀랍고 공감되어서 좋았다. 한 문장 한 문장 눌러쓴 것이 느껴지는 것 같고, 시인의 다른 글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유미 시인의 내리사랑 이야기도 좋았고, 일상에서의 감성이 공감되는 강혜빈 시인의 글도 기억에 남는다.

카페에서 수다떨고 싶지만 쉽지 않은 요즘, 이렇게 마음을 담은 문장과 만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10인 10색, 멋진 생활 에세이들과 만나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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