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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쓸모 - 팬데믹 세상 이후, 과학에 관한 생각
전승민 지음 / 체인지업 / 2021년 2월
평점 :
학창 시절 과학을 배울 때까지만 해도 성인이 되면 어려운 과학 뉴스도 척척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한참이 지났어도 과학 뉴스는 여전히 알아듣기 어렵고, 내 삶과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곤 했다.
이런 내게 전승민 작가의 <과학의 쓸모>는 정말 '쓸모' 많은 책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통해 기초적 과학 상식을 제공함으로써 일상에서의 판단 기준을 갖게 해주고자 하는 뜻을 밝힌다. 이 책의 전체 내용이 저자의 그런 방향에 맞춰 잘 쓰였다고 생각한다.
1장 '과학,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에서는 생물과 관련한 이야기를 다룬다. 코로나19 이후 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했는데 그 이야기도 나오고, 감염, 면역질환과 유전병, 독극물과 부상도 꼭지로 나와 있다. 특히 1장에서 내게 유용하게 느껴졌던 것은 생활 속의 팁들이었다. 생물학적 원리 설명을 듣다보니, 대상포진 예방주사가 왜 필요한지, 현관문 방충솔(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을 왜 교체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 알레르기 검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고 있다보니 일상 속 독극물별 대처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부분들도 굉장히 유용했다. 이 부분은 따로 표로 정리해서 냉장고에 붙여두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장 '과학,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는 가려웠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지만 그동안 굉장히 먼 이야기처럼만 느껴졌었다. 이 장에서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통신기술이 융합되어 앞으로 펼쳐질 일상의 대변화에 대한 설명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들으니 이해하기도 쉽고 재미있었다. 뉴스에서 들어본 여러 기술들이 이런 지점에서 사용되는 것이었구나 하고 알게 되니 앞으로 뉴스를 볼 때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 더불어 앞으로의 4차 산업혁명이 기대가 되고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3장 '과학이 만드는 신세계'에서는 에너지 기술, 교통수단의 발전, 우주기술, 뇌과학 등의 이슈를 다룬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니 원전은 무조건 위험한거야', '자율주행차가 뭐가 그렇게 혁명이지?', '우주기술은 돈 낭비 아냐?', '뇌과학은 사기같아'라고만 생각해왔던 기존의 내 머리 속을 이 꼭지에서는 하나씩 차근차근 깨주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점인 것 같다. 평범한 일반 독자의 시선에 맞춰, 이슈마다 갖고 있기 마련인 의구심들을 끌어올려 합리적이고 친절한 설명으로 녹여내주는 점이다. 이 장을 읽고나니 그렇게 위험하다는 원자력이 왜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쓰이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고,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미래도 기대되고, 우주기술과 뇌과학의 중요성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에너지 기술 꼭지에서 전기의 원리를 설명하며 전기는 '흐름'이라고 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설명을 들으니 개념은 어렴풋이 이해가 되지만 좀 더 공부해보고 싶어서, 추가로 전기에 관한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에 관심없던 내게 이런 생각을 들게 해준 점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라도 이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과학 뉴스가 더 이상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읽기 쉽고 잘 설명된 과학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