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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12월
평점 :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은 후 찰스 디킨스의 작품세계에 큰 매력을 느꼈던 터라, 이번에 허밍버드에서 나온 <두 도시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페이지 수는 690여 쪽에 달하지만, 판형 자체는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작아서 귀여운 느낌이 드는 책이다. 두께와 무게감이 조금 있긴 하지만 크기가 작으니 가방에 쏙 넣어다니며 읽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표지 디자인도 멋드러지게 돼있다. 프랑스 혁명기의 영국과 프랑스라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에 걸맞게 영국의 시계탑과 깃발이 달린 프랑스의 성이 그려져있고, 18세기를 떠올리게 하는 문양으로 그림을 둘러싼 후 상단에는 단두대 그림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표지 그림만 자세히 봐도 이 책이 어떤 시간과 공간을 그리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을 정도다.
주석도 친절하게 잘 달려 있어서 좋았다. 주석 없이 단순히 직역만 했더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시대적 특징이 많았을텐데, 21세기 한국인으로서 알기 어려운 것들을 잘 풀어서 주석에 적어주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되었다. 찰스 디킨스 작품답게 시대를 그 누구보다도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해주는데, 친절한 주석 덕분에 그 매력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서 김소영 번역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많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일러스트도 등장한다. 그림풍이 책의 어두운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 장면을 잘 보여주어서, 내용을 읽어내려가며 머릿 속에서 영화처럼 재생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그림의 양이 조금 더 많아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찰스 디킨스는 이 작품에서 특유의 극사실적인 묘사와 함께 유머감각도 보여준다. 읽어내려가며 피식피식하게 되는 표현들도 있었고, 무척 사실적인 묘사들을 통해서는 마치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직접 도시를 보고 냄새까지 맡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인물들은 개인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꽤 있었지만, 시드니의 경우에는 초반부터 뭔가 공감도 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우울하고 시니컬한 면이 인간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 상황에서 벗어나 프랑스 혁명기로 생생하게 시간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영화와는 다른 생생함을 맛보게 해주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의 세계로 말이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