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 검찰 부패를 국민에게 고발하다
이연주 지음, 김미옥 해설 / 포르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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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검찰의 현실에 대해서 낱낱이 고발하는 책이었다.

다만 저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는 부분이나,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비유 표현 등을 반복한다거나 하는 지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평소 업무상 검찰과의 접촉이 있거나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 의아한 지점들이 생기곤 했다.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조직문화를 안다면, 이해하여 대처하거나 수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중

전직 검사가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썼다는 소식을 듣고 펼쳐보게 되었다.


제목부터 강렬하다.

쉽게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아닌 만큼, 저자가 검찰이라는 조직에 속했을 때 그 설렘과 기대감은 얼마나 컸을까.

자신이 한때나마 몸담았던 조직을 이렇게 출판까지 해가며 비판하려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 책은 전체적으로 검찰의 치부를 낱낱이 고발하는 책이다.

저자가 페이스북에 게시했던 글을 수정해서 실은 만큼, 글이 읽기 어렵거나 하지 않고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사건 배당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인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등 읽어 내려갈수록 페이지는 잘 넘어가지만 한숨이 푹푹 나온다.

이렇게까지 권력과 재물에 집착하는 지도부와 조직의 모습이 안타깝고,

열심히 일하는 평검사들이 안타까워 보였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의아한 부분들도 있었다.

검찰조직의 성향을 비판하는 논조와는 별개로,

갑자기 조국 동생에 대한 수사는 '복수'라고 표현한다든지,

정경심에 대한 수사가 검찰의 몰아가기 수사라고 비판한다든지 하는 지점에서는

이 글이 출판된 책인지 페이스북 포스팅을 프린팅한 쪽제본인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검찰의 몰아가기를 원망하며 눈물어린 문장들을 썼는데 이 부분도 그랬다.

저자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출판물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다소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매 꼭지마다 뒤에 '팩트체크'라고 해서 칼럼니스트가 추가 설명을 달았는데,

상자 제목만 보면 팩트만 적어야 할 것 같지만 저자의 꼭지에 대해 같은 의견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있곤 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책은 검찰조직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이기는 하지만,

표지에서 '공수처가 출범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적은 것처럼

공수처의 필연성에 대해 강조하고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만들어진 목적이 더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 책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이 많이 실려있는데,

어제(12월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미애 장관이 보란듯이 이 책의 표지를 보이며 꺼내서 읽었다는 기사를 보고는 그 생각에 더 무게가 실려 안타깝게 느껴졌다.


전직 검사가 조직의 매커니즘을 고발한 의미있는 책이지만,

정치적 부분이 섞여들어가며 책의 빛을 바래게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이런 책이 많지 않기에, 그런 의미로 읽을 가치는 충분할 것 같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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