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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평점 :
천재적 감성의 아티스트!
처음 악동뮤지션을 알게 되었을 때 가수보다 아! 진짜 아티스트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특이한 감수성을 지닌 악동뮤지션 이찬혁.
그가 소설을 썼다.

「물 만난 물고기」
정규앨범 「항해」의 모티브가 된 소설.
자신의 노래를 어떻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소설을 다 읽고 처음 노래를 들었다. 압축된 소설이었다. 노래로 다 못다 한 이야기를 소설에 담아둔 듯하다. 그냥 음악만 들었다면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다 들을 수 있었을까.
평소 음악과 예술에 대한 그의 고민과 생각, 지향점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서 그런 특별함이 나오는 걸지 대단하다고만 여겼는데 늘 고민하고 생각하며 내공을 단단히 다져온 듯하다. 천재성이라는 게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게 아님을. 그냥 타고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판타지 같은 소설인데 소설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내가 어쩌다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그의 머릿속에 들어 앉아 있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소년처럼 뭔가 어색하게 내세우는 듯하기도 하고 자기 세계에서 마음껏 유영하는, 또 깊이 생각하며 자신을 단단하게 한다.
"음악이 없으면 서랍 같은 걸 엄청 많이 사야 될 거야. 원래는 음악 속에 추억을 넣고 다니니까.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추억도 새로 산 서랍 속에 넣고는 겉에 '작은 별'이라고 쓴 테이프를 붙여놓아야 할걸. 아마 번거롭겠지. 근데 그럴 필요까진 없어. 우리에겐 바다가 있으니깐. 바다는 아주 큰 서랍이야..."
p.52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
자신이 표현한 것이 곧 자신이 되는 사람
자신이 곧 예술이 되는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거든.
p.64
그가 고민 끝에 찾은 답? 바람? 목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부분이었다.
"응 가끔은 그렇게라도 봐야 하는 것들이 있어."
"가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는지 잊어버려. 그래서 아주 사소한 걸 두려워해.(중략) 내가 두려워하던 건 이 거대한 파도 앞에 아무것도 아니구나. 심지어 내 죽음도 여기서는 너무 작은걸."
p.81
"선아, 거창한 걸 생각하지 마. 뱉은 말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할 수 있는 만큼의 말을 하면 돼. (중략) "이건 말한 거고" (중략) "이건 지킨 거야".
p93
'이기적인 마음'은 언제나 생길 수 있어요. 그것도 이익을 위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해둡시다. 하지만 당신은 아무 곳에나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깨끗한 거리를 만드는 겁니다.
p.114
서커스단 아저씨와 보배라는 인물 설정도 인상적이다. 자신을 한 말을 지키는 것은 쉽지도 또 어렵지도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말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소설에 점점 매료되었다.
노래를 들으며 다시 페이지를 넘기니 배경음악 사이로 책 속 장면 장면들이 영화처럼 흘러가며 또 다른감성을 자아냈다.
창작하며 느끼는 그의 고뇌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 노래들에 깊이 빠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매력적인 멜로디와 음색이지만 그 너머 상상의 여지가 넓게 펼쳐져 있음을 알지 못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