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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위증 3 - 법정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한 소년이 눈 속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그리고 그 사건과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관련되어있는 많은 사람들은,
다시 그들을 둘러싼 사연과 환경에 따라 사건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이대로 가다가는 사건의 진실이란 아무래도 좋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될 즈음, 누구보다도 사건의 소용돌이 속을 힘겹게 지나던 중학생들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뛰어들게 된다.
학교라는 곳의 기본적인 성격을 소름끼칠정도로 냉정하게 드러낸 이 소설은, 마치 작가가 그들 각자의 머릿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하도록 만든다. 제법 착하고 원칙적이지만 소심한 교장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제멋대로 편애가 심했던 교사, 그리고 누구보다 회의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봤을 소년까지.
학교라는 집단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는 어쩐지 우리나라와 심하게 닮았다.
교사와 학생간의 권력관계, 학생들간의 권력관계, 그리고 학부모 사이의 권력관계. 그 관계들은 아주 세밀하고도 입체적이며 복잡한데, 그것을 하나하나 풀어 거대한 부피의 원고지에 담아낸 작가의 내공이 역시 장난이 아니다.
사진만 봤을 땐, 어디까지나 그냥 아줌만줄 알았는데, <모방범>, <화차>, <낙원>까지 읽어내려가다보면, 이 상냥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우리가 사는 동시대를 스캔하는 능력이 장난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마지막 결말의 감동은 다 함께 준비한 운동회를 끝낸 아쉽고도 시원한 느낌,
결코 두꺼운 책의 3권까지 달려온 것이 아깝지 않은 그런 느낌이다.
올해 여름은 이렇게 <솔로몬의 위증>으로 기억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