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저씨의 오두막 1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3
해리엣 비처 스토 지음, 이종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곱씹어 새길 이야기 - 톰 아저씨의 오두막   

 ’불편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시간이 지났다고 그저 외면해버리고 싶었던 역사들. 우리에겐 일제시대와 관련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일화들이 특히 그렇다. <앵무새 죽이기>로 대표되는 미국의 역사 또한 그렇다. 흑인과 백인의 대립이라는 꽤 오래되고도 아직까지 불편한 진실은 쉽사리 마주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 마주하기 힘들었던 이야기의 정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성인판본으로 나왔다. 그림책으로, 만화책으로, 그저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여겨졌던 <톰 아저씨의 오두막>. 나 역시 그림책으로 읽었던 이 책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이 책을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당신이 이 엄청난 전쟁을 촉발시킨 책을 쓴 바로 그 조그마한 여인이로군요."
 - 에이브러햄 링컨


남북전쟁을 촉발시킨 위대한 소설이라. 지성인이 되고자 하는 한 사람으로서 어찌 읽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그리하여 충격적이고 쉽게 잊히지 않을 내용을 다시 한번 꼼꼼히 곱씹고 싶었던 것이다.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사실 중 하나는 흑인 노예들에 대한 그들의 비현실적인 견해였다. 흑인노예를 애초에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견해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부당하다. 그들을 사고파는 것이 당연시되고, 부모와 자식이 떨어지지 않으려는 인륜의 정을 매섭게 끊는다. 그것은 그들을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라 치더라도, 죽을 때까지 힘든 일을 시키는 소모품 정도로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 너무나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 따뜻한 남부 백인가정의 노예들은 주인의 빚때문에 팔려가기에 이른다. 작은 아이에게 힘든 경험을 겪지 않게 하려는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지만, 누구보다 주인에게 충성하는 톰은 도망치지 않고 순순히 팔려간다. 어린이판 소설에는 나오지 않던 이 엄마와 아이는 캐나다로 도망갈 계획을 세우고, 도망노예를 잡아 한 몫 단단히 챙기려는 자들이 그 뒤를 쫓는다. 북부 미국이라고 남부와 다르진 않았다. 도망노예를 숨겨주면 벌을 받고, 도망노예를 신고하면 상금을 내리는 법이 제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따뜻한 백인들이라고 해도, 노예들을 그저 ’기독교도인 불쌍한 것들’이라고 볼 뿐 본인들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보다 더 독실하고 지혜로운 톰과 자식을 지키기 위해 너무나 위험한 길을 택하는 여인. 이들의 이야기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을 용기있게 견뎌냈는지, 이러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주의깊은 통찰력과 분노를 통해 보여준다. 2권임에도 하루만에 다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었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어떤 작은 차이로 차별을 하는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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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아저씨의 오두막 2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4
해리엣 비처 스토 지음, 이종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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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어 새길 이야기 - 톰 아저씨의 오두막  

 

’불편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시간이 지났다고 그저 외면해버리고 싶었던 역사들. 우리에겐 일제시대와 관련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일화들이 특히 그렇다. <앵무새 죽이기>로 대표되는 미국의 역사 또한 그렇다. 흑인과 백인의 대립이라는 꽤 오래되고도 아직까지 불편한 진실은 쉽사리 마주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 마주하기 힘들었던 이야기의 정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성인판본으로 나왔다. 그림책으로, 만화책으로, 그저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여겨졌던 <톰 아저씨의 오두막>. 나 역시 그림책으로 읽었던 이 책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이 책을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당신이 이 엄청난 전쟁을 촉발시킨 책을 쓴 바로 그 조그마한 여인이로군요."
 - 에이브러햄 링컨


남북전쟁을 촉발시킨 위대한 소설이라. 지성인이 되고자 하는 한 사람으로서 어찌 읽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그리하여 충격적이고 쉽게 잊히지 않을 내용을 다시 한번 꼼꼼히 곱씹고 싶었던 것이다.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사실 중 하나는 흑인 노예들에 대한 그들의 비현실적인 견해였다. 흑인노예를 애초에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견해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부당하다. 그들을 사고파는 것이 당연시되고, 부모와 자식이 떨어지지 않으려는 인륜의 정을 매섭게 끊는다. 그것은 그들을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라 치더라도, 죽을 때까지 힘든 일을 시키는 소모품 정도로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 너무나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 따뜻한 남부 백인가정의 노예들은 주인의 빚때문에 팔려가기에 이른다. 작은 아이에게 힘든 경험을 겪지 않게 하려는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지만, 누구보다 주인에게 충성하는 톰은 도망치지 않고 순순히 팔려간다. 어린이판 소설에는 나오지 않던 이 엄마와 아이는 캐나다로 도망갈 계획을 세우고, 도망노예를 잡아 한 몫 단단히 챙기려는 자들이 그 뒤를 쫓는다. 북부 미국이라고 남부와 다르진 않았다. 도망노예를 숨겨주면 벌을 받고, 도망노예를 신고하면 상금을 내리는 법이 제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따뜻한 백인들이라고 해도, 노예들을 그저 ’기독교도인 불쌍한 것들’이라고 볼 뿐 본인들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보다 더 독실하고 지혜로운 톰과 자식을 지키기 위해 너무나 위험한 길을 택하는 여인. 이들의 이야기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을 용기있게 견뎌냈는지, 이러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주의깊은 통찰력과 분노를 통해 보여준다. 2권임에도 하루만에 다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었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어떤 작은 차이로 차별을 하는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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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아저씨의 오두막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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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어 새길 이야기 - 톰 아저씨의 오두막 

’불편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시간이 지났다고 그저 외면해버리고 싶었던 역사들. 우리에겐 일제시대와 관련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일화들이 특히 그렇다. <앵무새 죽이기>로 대표되는 미국의 역사 또한 그렇다. 흑인과 백인의 대립이라는 꽤 오래되고도 아직까지 불편한 진실은 쉽사리 마주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 마주하기 힘들었던 이야기의 정수,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성인판본으로 나왔다. 그림책으로, 만화책으로, 그저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이야기로 여겨졌던 <톰 아저씨의 오두막>. 나 역시 그림책으로 읽었던 이 책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이 책을 보니 너무나 반가웠다. 


"당신이 이 엄청난 전쟁을 촉발시킨 책을 쓴 바로 그 조그마한 여인이로군요."
 - 에이브러햄 링컨


남북전쟁을 촉발시킨 위대한 소설이라. 지성인이 되고자 하는 한 사람으로서 어찌 읽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그리하여 충격적이고 쉽게 잊히지 않을 내용을 다시 한번 꼼꼼히 곱씹고 싶었던 것이다.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사실 중 하나는 흑인 노예들에 대한 그들의 비현실적인 견해였다. 흑인노예를 애초에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견해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부당하다. 그들을 사고파는 것이 당연시되고, 부모와 자식이 떨어지지 않으려는 인륜의 정을 매섭게 끊는다. 그것은 그들을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라 치더라도, 죽을 때까지 힘든 일을 시키는 소모품 정도로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 너무나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 따뜻한 남부 백인가정의 노예들은 주인의 빚때문에 팔려가기에 이른다. 작은 아이에게 힘든 경험을 겪지 않게 하려는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지만, 누구보다 주인에게 충성하는 톰은 도망치지 않고 순순히 팔려간다. 어린이판 소설에는 나오지 않던 이 엄마와 아이는 캐나다로 도망갈 계획을 세우고, 도망노예를 잡아 한 몫 단단히 챙기려는 자들이 그 뒤를 쫓는다. 북부 미국이라고 남부와 다르진 않았다. 도망노예를 숨겨주면 벌을 받고, 도망노예를 신고하면 상금을 내리는 법이 제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따뜻한 백인들이라고 해도, 노예들을 그저 ’기독교도인 불쌍한 것들’이라고 볼 뿐 본인들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보다 더 독실하고 지혜로운 톰과 자식을 지키기 위해 너무나 위험한 길을 택하는 여인. 이들의 이야기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얼마나 비참한 상황을 용기있게 견뎌냈는지, 이러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주의깊은 통찰력과 분노를 통해 보여준다. 2권임에도 하루만에 다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었던 소설이었다. 그리고 어떤 작은 차이로 차별을 하는 모두에게,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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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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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존재를 남들에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몇가지나 됩니까? 필사적으로 내 존재의 증명이 필요할 때, 나 자신마저도 내가 맞는지 혼란스러울 때 그 방법들을 다 써보고도 증명이 되지 않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언노운>에서는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나는 누구인가?'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전화기가 전화기인 것은 사용 방법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 년 전의 사람들에겐 전화기가 전화기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란 사용 방법 같은 것은 없다. 만들어진 목적이 없는 것이다. (물론 혹자는 신의 이름을 거론할 수 있겠지만) 그리하여 사람의 정체성은 어떤 용도로 규정되지 않는다.

인간은 인간들 사이의 관계로 정체성이 규정된다고도 할 수 있을까.
그녀의 남편, 옆집 사람의 옆집 사람, 00회사의 어느 부서의 사원, 00의 아빠, 00의 아들 등등등..
또 하나, 인간들 사이에 이루어 놓은 목적으로도 규정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논문의 작성자, 어떤 책의 번역가 같이.

그런데 이러한 방법이 하나도 먹혀들지 않을 때, 아니, 그러한 '증거'들이 다 사라져 버렸을 때 나의 존재는 누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규정될 수 있을까?

사고 후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가 관계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쉽사리 없어져버리는 자신의 정체성. 그 가운데에서 그는 다른 방법들을 동원하여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행세를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알기 위해 힘쓴다.

'자신'의 뒷조사를 부탁한 사립탐정은 '당신은 가짜'라는 결론을 내린다. 자신을 치료한 의사는 다른 사람의 기억을 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정체성 밝힘의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런 사람들마저 자신이 자신임을 부정한다. 이런 지경에 이르른다면 나는 어떻게 '나'에 대해서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이러한 철학적 물음은 마치 답이 없는듯 주인공을 둘러싸고 빙빙 돈다. 모든 것이 악몽인듯 하고 꿈은 깨지 않을 것만 같다. 책의 표지처럼 안개만이 가득한 것처럼 보이는 미로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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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코너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1
존 치버 지음, 박영원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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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줄곧 들어왔던 존 치버의 소설을 이제야 접한다.

 

표지는 이것이 그닥 가볍지 않은 내용임을 암시하지만 요사이 묵직한 힘의 소설들이 그리웠던 차에, 타임지 선정 최고의 영미소설 100선에도 꼽힌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이다.

 

주인공인 패러것은 마약 중독과 형을 살해한 죄로 팔코너라는 이름의 감옥에 들어온 사람이다. 그래도 한때 대학의 교수였던 사람이 감옥에 들어간 것이다. 훨씬 적응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 건 비단 나만이 아니리라. 범죄자들이 모여있는 곳이 감옥이라는 인상은 그들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뿌리깊은 편견에 기인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그들이 키우는 고양이들을 대량 학살하는 교도관들과 사람을 살해하거나 해친 그들이 다르지 않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감옥의 그들은 고양이를 아끼고, 누군가 자신의 사연을 끊임없이 들어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내 얘기를 좀 들어봐.' '내 얘기를 해주지.' 등 끊임없이 소통하고 싶어하는 그들이 안쓰럽다. 그들의 소통은 단순한 외로움에서 시작하여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으로까지 보인다. 가족들의 냉대와 사회의 무관심속에 자신이 잊혀져 가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감옥의 죄수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사진을 찍어 가족에게 보내주기로 한다.

 

치킨은 자기 차례가 되자 손에 들고 있던 신청서를 내보였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북극, 고드름 가, 산타클로스 부부 앞.' 사진사는 활짝 미소 지으며 나머지 죄스들과 치킨의 농담을 공유하고 싶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곧 장엄한 분위기까지 풍기는 치킨의 외로움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한다. 감옥 밖의 자신의 존재를 잊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맺고 있던 관계가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되기를 바란다. 그것은 곧 정체성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때문에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 어렵지 않은 행위에 그들은 보상까지 한다.

 

그러한 감옥에서 그들이 켜 놓은 텔레비전은 그 아이러니를 잘 드러내준다.

어떤 형태의 삶과 죽음에도 아랑곳없이 무차별적으로 방송되는 TV의 아이러니는 피상성과 우연성에 있었다.

 

어쩌다 마약 중독자가 되었나. 하는 반복적인 물음. 그에 대해 패러것이 내놓는 답은 그의 가족들이었다. 그가 세상에 태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아버지. 강박적인 형과 어머니.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잃어갔던 아내. 습관적인 마약복용과 가족에 대한 불안감은 그를 극단의 상황에까지 몰고 간 것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감옥 밖에서도 외로운 남자였다. 그가 감옥 안의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나는 그가 진정한 인간들과의 관계를 맺은 것이라 생각했다. 비록 고립된 장소지만 그는 새로이 시작할 '인간적인 어떤 것'을 그곳으로부터 얻은 것은 아닐까. 조디와의 관계, 치킨이라 불리는 이와의 관계, 그리고 토마토를 가져다주던 간수와의 관계. 그리하여 그가 새로운 삶을 찾아 감옥을 나왔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강박적일정도의 기쁨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자네한테 말해주고 싶은 건 모든 게 실수라는 거야, 그것도 끔찍한 실수. ... 어떤 여행이든, 심지어 바보가 하는 여행이라도 그 끝엔 황금 단지나 젊음의 원천, 전엔 결코 본 적이 없는 바다나 강, 아니면 최소한 구운 감자를 곁들인 비프스테이크처럼 좋은 뭔가가 반드시 있기 때문이지. 모든 여행의 끝에는 반드시 좋은 뭔가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치킨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소외시킨 세상에 대한 분노와 그 끝에서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 희망. 너무나 인간적인 욕망과, 인간적인 좌절과, 인간적인 공감이 있던 <팔코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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