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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책을 쓴 정혜신이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심리평전이리라..
솔직히 난 별 내용 없어보이는데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 잔뜩 꼬아놓은 글은 아주 싫어한다.
그러나 무게는 있다.
이 사회의 주요인물 16인을 두 명씩 대조하며 작가 나름대로의 평가로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고자 한다.
여기서 나오는 16인들은 주로 정치인 언론인 등 글의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작가가 평소에 관심
이 많은 분야를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심은하의 노출기피증을 이해하기 위해 8700분량의 원고를 독파한
사실이라든지, 언론인 김대중씨에 대한 평가를 위해 80년대부터 지금 까지의 칼럼을 모두 섭렵한 점은 이
책한권을 위해 그만큼의 노력을 했고 그만큼 자신 있다는 말일 것이다. 말한마디로 사회에서 매장 당할 수
도 있는 민감한 분위기에서도 과감하게 띄울사람은 확실히 띄우고 깎아 내릴 사람은 자신의 글에 칼을 담아
인정사정없이 깎는... 좋게 말하면 용감한 사람이고 좀 거칠게 말하면 겁대가리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작
가 자신도 서면에 못을 박아두었다.
특히 소설가이자 교수인 이인화를 혹독하게 비판한 대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의 재능은 인정하지만 자
신의 재능을 우상화 하기 위한 이인화의 강박관념을 지적하면서 그의 행동윤리마저 걱정한다. 그 인물에대
한 핵심적이고 정확한 정보 뿐만 아니라 심리까지 파헤쳐가며 작가 자신의 견해까지 곁들여 독자에게 즐거
움을 안겨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녀의 평전대상은 너무나 편협적이라는 사실이 좀 아쉽다. 소위 이 시대
의 지식인들, 이 나라의 향방을 좌지우지 하는 언론인과 정치인들을 다루는 내용을 이왕이면 그 분야에 관심
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쉽게 전달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노력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간결하고 똑부러진 글의 스타일이 좋으면서도 그녀의 글을 이해하기보다는 문장 자체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읽어야 할 대목에서는 조금은 짜증도 났다.
감성만을 자극하는 페이지 수만 많은 책들이 난무하는 요즘, 내가 몰랐던 관심밖의 분야의 사람들을 이해
할수 있었고, 한 인물에 대한 그동안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준 알찬 책을 만났다 . 그리고 사회에 대한
정확한 시각을 갖추는 것...유명인이나 언론인들의 사상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들의 행동성향
을 나도 비판할 수 있으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들을 분석할 의지와 그들의 본질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
을 키워야 함을 일깨워준 책 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