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수호자

보이지 않는 수호자 ㅣ 바스탄 3부작 1
돌로레스 레돈도 지음, 남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10월

돌로레스 레돈도의 바스탄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아마이아 살라사르라는 여형사가 주인공입니다. 한국에 나온 추리소설 중 스페인, 특히 바스크 지방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찾아보기 힘드니 매우 반가운 작품이군요.

스페인 북동부 바스크 지방의 엘리손도라는 도시가 배경입니다. 이 평화로운 곳에서 무려 네 명의 소녀가 처참하게 교살당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소녀들의 몸에는 산시고리(바스크 지방 전통 케이크)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범인이 과연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경찰서에서도 여러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전통 있는 빵집의 딸이자 강력반 형사인 아마이아가 사건을 맡게 됩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특히 산시고리의 출처 등을 추적해 가면서 아마이아는 이 사건이 자신과도 무관하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주변 사람 중에 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죠.

레돈도는 스페인 북동부 바스크 지방 출신입니다. 이 작품 또한 바스크의 전설 속 존재인 숲의 수호신 바사하운은 물론 바스크 신화를 소재로 삼고 있죠. 이러한 전설을 소재로 만들어진 미스터리는 우리나라에는 긴다이치 코스케나 도조 겐야 시리즈 등 일본 작가의 작품이 주로 소개되었지만 서양, 특히 스페인 미스터리로서는 매우 드무니 반갑습니다.

구성도 좋습니다. 아마이아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과 현실의 사건이 묘하게 교차를 이루지만 작위적이란 생각이 크게 들지 않습니다. 그만큼 작가의 구성이 절묘합니다. 또한 책에 따로 나와 있는, 집안의 계보도를 참조해도 좋을 만큼 각 인물들, 특히 아마이아의 언니들 캐릭터에 대한 묘사도 좋습니다.

단점은 마지막 반전이 의외로 예측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에 결국 범인과의 싸움도 그리 긴박감 있게 느껴지지 않았고요.

스페인 미스터리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무니, 이국적인 배경의 추리물에 관시미 있는 독자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