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미시시피
톰 프랭클린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의 배경은 미국 남부 미시시피 주의 작은 마을입니다. 작가인 톰 프랭클린 또한 미국 남부 앨러배마 주 출신입니다. 미국 남부, 특히 농촌은 아직 인종 차별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금방 흑백 문제에 대한 작품임을 짐작할 수 있지요.

 

래리 오트는 정비소 집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책과 텔레비전 보기만 좋아했을 뿐 친구도 한 명 없었습니다. 래리가 마을에서 결정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그가 어렸을 때 동네 소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고, 그녀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본 마지막 사람이 그였기 때문입니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그 일로 래리는 동네 사람들의 멸시와 놀림, 때로는 짓궂은 장난을 당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는 계속 부모님이 남겨준 정비소를 운영해 가며 살아가죠.

20년 후, 그 마을에서 다시 여대생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래리가 다시 용의자로 몰립니다. 래리는 중간에 누군가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죠. 한편, 래리의 유일한 친구였던 사일러스 존스는 경찰이 되어 이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데니스 루헤인의 <미스틱 리버>, 토머스 H. 쿡의 <붉은 낙엽>은 작중 인물이 어렸을 때 끔찍한 경험을 한 뒤 그 기억이 성인이 된 후에까지 이어지며, 이에 그 인물이 극중의 현재 사건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세밀하게 묘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존 볼의 <밤의 열기 속에서>는 미국 남부 지방의 뿌리 깊은 인종 차별적인 편견 속에서 살인 사건을 수사해 나가는 흑인 형사의 활약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앞서 언급한 세 작품을 모두 합한 듯한 느낌입니다. 어렸을 적 어머니를 따라 떠돌이 생활을 하던 흑인 소년 사일러스, 실종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다가 나중에는 어머니를 요양소에 보낸 후 판에 박힌 삶을 살아가는 래리 등 이들의 삶 이야기가 사건 수사 과정과 동시에 전개되며 래리와 사일러스가 친구가 되는 사연 등이 추리소설은 물론, 성장소설 및 치유 이야기로서의 성격도 띄고 있습니다.

다만 그 때문인지 정작 스릴러로서의 재미는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범인의 정체를 파악하기도 쉬울 뿐 아니라 그 근거도 보기보다는 빈약한 편입니다.

이 작품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추리 스릴러에 성장소설로서, 또한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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