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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의 복합 ㅣ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사회파 미스터리’라 부를 만큼 그의 작품은 사회 참여 의식으로 가득 차 있지요.
이 작품은 마쓰모토 세이초가 1965년에 발표하였습니다. 전에 <제로의 초점>을 읽고 미스터리보다는 살인 사건을 당시 사회 문제와 절묘하게 연결시킨 그의 능력에 감탄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이 작품은 마쓰모토 자신의 고고학, 민속학에 대한 흥미는 물론 이른바 ‘여행 미스터리’라 불리는, 여행지에서의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지요.
주인공 이세 다다타카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작가로, 어느 날 한 잡지에서 원고 청탁을 받고 일종의 여행 가이드를 연재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담당 편집자인 하마나카와 함께 취재 여행을 갑니다. 가이드의 테마는 일본의 전설입니다. 이 중 하나인 우라시마 타로 전설을 취재하던 이세는 숙소에 갔다가 그곳 경찰이 “산 속에 시체가 묻혀 있다.”는 의문의 투서 때문에 산을 수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시체는 발견되지 않고 배의 갑판 조각 하나가 발견될 뿐입니다. 이세는 조금 호기심을 느끼지만 시체가 발견되지 않자 다음 장소로 떠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세가 그 가이드를 잡지에 발표한 후 1차로 찾아갔던 곳에서 죽은 지 1년 된 시체가 발견됩니다. 거기다 더 이상한 일은 어느 여인이 이세를 찾아와서 이세가 여행한 곳이 모두 숫자 35와 연관이 있다는 이상한 말을 하고, 얼마 후에 그녀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약간의 책임을 느낀 이세는 자신이 직접 살인사건 조사에 나서게 되지요. 그리고 그 사건이 과거의 어느 선박 침몰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은 역시 명불허전이더군요, 흡입력도 좋고 일본 각지의 전설과 살인 사건을 절묘하게 버무린 구성이 잘 되어 있습니다. 범인이 전설과 살인 장소를 통하여 사건의 동기를 암시하는 아이디어도 좋고요. 일본의 지명이 한국인에게는 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본문 앞쪽에 지도가 나와 있어 참고하여도 좋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동해를 ‘일본해’라 쓰고 있으며 그대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또한 범인의 정체가 조금 일찍 나오므로 반전은 의외로 약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마쓰모토 세이초는 일본이 자랑하는, 추리소설의 대가입니다. 그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들어온다니 미스터리 팬에게는 낭보가 아닐 수 없지요,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