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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의 고치 ㅣ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일본 신본격의 대표 작가이자 ‘일본의 엘러리 퀸’이라 불리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작가 아리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서 1993년에 발표되었지만 우리나라에는 조금 뒤늦게 소개되었군요.
일본 보석 산업의 떠오르는 별이라 일컬음을 받는 도조 슈이치 사장은 스페인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열렬한 팬으로도 유명하여 집안에 굉장히 많은 달리의 그림과 예술작품들(대부분은 복제품이지만)을 구비하고, 달리와 비슷한 모양의 수염을 기르고 다닐 정도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별장에 주말을 보내러 갔다가 별장에 있는 프로트 캡슐(Float capsule)에서 둔기에 맞아 죽은 시체로 발견됩니다. 프로트 캡슐은 안에 있는 액체 위에 배영하듯 누워 있으면 숙면 및 명상을 할 수 있는 기계로서 도조 사장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도 가끔 이용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사장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수염이 완전히 깎인 상태입니다.
아리스가와는 도조 사장의 배다른 동생인 요시즈미와 친구라는 점에서 그의 알리바이를 확인해 주러 나섰다가 마침 조사 활동을 나온 히무라 히데오와 함께 수사를 하게 됩니다. 도조를 죽인다 하여 크게 이득을 볼 사람은 없지만 도조가 죽기 전 자신의 비서인 사기오 유코에게 완전히 빠져 있었다는 점, 그녀에게 눈독들인 남자가 꽤 많다는 점 등이 주요 살인 동기로 떠오릅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살인 사건은 단 한 번만 일어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히무라와 아리스는 일명 ‘만담 콤비’라고도 불리는 만큼 두 사람의 대화와 행동 등은 매우 자연스럽고, 때로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이가 좋은 두 콤비를 보자 ‘일본판 엘러리 퀸’보다는 ‘일본판 홈즈와 왓슨’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다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사건 현장의 부자연스러움이 하나씩 풀리는 느낌은 역시 본격 추리소설의 묘미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엘러리 퀸에 대한 오마주로서 국명 시리즈를 10편 내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 8편을 ‘작가 아리스’ 시리즈로 발표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국명 시리즈도 정말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