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엄지손가락 지문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지음, 원은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1907년에 출간되었으며 손다이크 박사가 첫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손다이크 박사 시리즈는 오늘날 CSI를 비롯한 과학수사 탐정 시리즈의 원조이고 또한 도서 추리물의 원조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작품은 도서물이 아니지만요. 전에 단편집 <노래하는 백골>에서 도서물을 본 터라 본격물에서의 손다이크, 그것도 데뷔작이라는 점에 기대를 많이 하였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한 보석 상인의 집 금고 안에 있던 거액의 다이아몬드가 도난당하고, 단서라고는 금고 안에 있던 메모지 안에 찍힌 지문뿐입니다. 이 지문의 임자는 보석 상인의 조카인 루벤으로서 그는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리게 됩니다. 손다이크 박사는 조수인 폴튼, 친구이자 이 작품의 해설자인 저비스와 함께 루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하여 수사에 나서게 되지요.

사건 자체는 매우 단순하고 살인사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중간에 손다이크가 두 번 범인에게 위협을 받는다는 점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그 사건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사건을 검증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특히 마지막에 법정에서 손다이크의 변론은 훌륭한 법정물로서의 성격도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역시 손다이크입니다. 역대 탐정 중 가장 완전한 인물 중 하나라 평가받는 손다이크 박사의 매력은 작품 전체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잘생긴 외모와 탁월한 언변, 그리고 과학적인 두뇌, 특히 손다이크에게 배달된 편지를 통하여 편지를 보낸 이의 특징을 추리해 내는 손다이크의 모습은 결코 셜록 홈즈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손다이크가 홈즈보다 먼저 출간되었다면 오늘날 명탐정의 대명사는 손다이크였을 겁니다.

아쉬운 점은 스포일러라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비스가 중간에 사건의 관련 인물 중 한 여성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갖게 되는 대목을 보니 저비스가 조금 음흉하게(?) 느껴지더군요, <네 개의 서명>에서 왓슨이 모스턴에게 사랑을 느끼는 과정은 괘 자연스러웠지만 말입니다.

손다이크 박사의 데뷔작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손다이크 시리즈가 더욱 많이 출간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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