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살인 노블우드 클럽 5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존 딕슨 카의 <아라비안 나이트 살인>(1936)이 이제 나왔군요, 정말 기대하던 작품입니다. 엘러리 퀸이 딕슨 카의 대표작으로 뽑았다고 하죠. 이 작품에서 탐정으로 등장하는 이는 유명한 역사학자이자 범죄학자이고, 경찰의 자문 역할도 하는 기디온 펠 박사입니다. 펠 박사는 사건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진상을 알아내는, 이른바 안락의자 탐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펠 박사는 해문 팬더추리걸작 시리즈에도 나왔던 <장님 이발사의 비밀>(1934)에서도 안락의자 탐정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그 작품보다도 더욱 발전된 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보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네 사람이 왕 앞에서 이상한 일을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기가 겪은 이상한 일을 말하는 에피소드가 있죠, 즉 이야기 속의 이야기, 이른바 액자형 구성이지요, 이 작품 또한 그 이야기처럼 시작합니다. 펠 박사의 서재에 세 사람이 찾아오고 이들이 돌아가면서 불가사의한 살인사건 이야기를 하게 되죠.

1부. 아일랜드인 캐러더스 형사의 이야기

1부에서는 캐러더스 형사가 해설자의 역할을 합니다.호스킨스 경관이 런던의 유명한 중동 전문 박물관인 웨이드 박물관-사업가 제프리 웨이드가 세운- 앞을 지나가다가 흰 수염(가짜 수염)을 단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는 갑자기 경관을 공격합니다. 경관은 그 사나이를 제압했지만 곧 그 사나이는 안개처럼 사라지고, 이상하게 여긴 캐러더스 형사는 박물관에 들어갔다가 전시품인 마차 안에서 아라비아식 칼에 찔려 죽은 남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박물관 관리인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떼고, 더욱이 벽에는 석탄을 던진 자국이 있고, 피해자의 손에는 요리책이 들려 있습니다. 과연 무슨 연출일까요? 캐러더스 형사는 검시 중에 피해자의 신원을 알게 됩니다.

2부. 잉글랜드인 암스트롱 경의 이야기

2부는 암스트롱 경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암스트롱 경은 검찰 부국장 비슷한 지위에 있는 인물인데, 이 박물관 살인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게 되지요, 이 사건 관련자들이 나오고 그 날 그 박물관에서는 일종의 몰래카메라 비슷한 장난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암스트롱 경 자신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않으나 사건 관련자들이 모두 그에게 이야기를 하는, 아라비안 나이트 특유의 액자식 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솔직히 아라비안 나이트는 이야기 속 이야기 속 이야기 등 액자식 구조가 너무 많아 복잡할 정도지만). 그리고 이 사건의 11가지 논점과 11명의 용의자가 나오게 됩니다.

3부. 스코틀랜드인 해들리의 이야기

3부의 해설자 해들리 총경은 펠 박사의 다른 시리즈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여러 가지 증거를 종합하여 모든 사건의 정황으로 미루어 범인을 지목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를 기소하려 하자 그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인물이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등장합니다. 해들리 총경이 뭔가 잘못 짚은 걸까요?

에필로그에서, 결국 이들은 펠 박사에게 조언을 구하게 됩니다. 물론 펠 박사는 이 모든 이야기를 종합하여 사건의 진상을 밝혀 내지요.


줄거리 소개가 약간 길어졌군요, 이 작품에 대한 소감은..., 우선 딕슨 카의 상상력, 구성력에 감탄했다는 말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라비안 나이트를 그렇게 절묘하게 이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고요, 그리고 모든 배경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도 좋았습니다.
단지 살인 사건은 단 한 번인데 그 하나를 놓고 많은 사람이 입으로만 떠들어대고 있고 별다른 사건이 더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현대 추리 독자들에게는 약간의 지루함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와 등장인물 관계가 복잡하여, 앞장에 <등장인물 소개>란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군요.
무엇보다도 아쉬운 점은, 펠 박사는 왜 범인에게 그런 처분(스포일러이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을 내려야 했을지, 그런 결말은 오늘날 독자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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