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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장조의 살인
몰리 토고브 지음, 이순영 옮김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팩션이란..., 사견이지만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우선 고증이 정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그러면서도 재미있어야,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세 번째는 새로운 사실, 마치 실제 있었던 일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실제 인물을 주요 등장인물로 내세울 경우 그러한 조건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조금이라도 잘못 그리면 금방 논란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지요.
<A장조의 살인>은 그런 점에서 팩션의 조건을 지키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클래식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어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클래식을 잘 모른다고 해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비록 살인사건은 단 한 번만 일어나고, 그것도 이야기가 한참 진행된 후지만 지리하지 않더군요, 그런데 결말은 조금..., 논란을 빚을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리물로서의 논리와 트릭 등도 조금 빈약하다고 할까요.
하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에게 "과거에서 살 수 있다면 어느 시대, 어디로 가서 살고 싶은가?"라고 질문한 적이 있는데 그 친구는 19세기 초 독일의 한 지방 영주로 살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안정된 삶을 살면서 클래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바이에른의 루드비히 2세가 바그너의 빚까지 다 해결해 주면서 오페라를 후원한 사실은 유명합니다). 이 작품을 보니 그 친구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