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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
나혁진 지음 / 북퀘스트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나혁진 님의 <브라더>를 이제 막 읽었습니다. 브라더, 말 그대로 형제라는 뜻이지요.
국내 최대의 폭력조직에 몸담고 있는 성민이 어느 날 자신의 동생인 성기가 마약을 잘못 배달했음을 알게 되고, 마약을 되찾지 않으면 동생은 죽게 된다는 위협 때문에 서둘러 마약을 찾아 나서며 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총 5장으로 된 이 작품은 성민, 여진, 완기, 미옥이라는 네 명의 캐릭터가 번갈아가며 서술하다가 마지막 5장에서는 다시 성민의 서술로 돌아가며 마무리됩니다. 네 사람 모두 화류계와 폭력조직에 몸을 담고 있으며 각자의 목표가 있습니다. 각 장마다 이 인물들의 어렸을 적 사연부터 어떻게 하다가 현재의 직업에 몸을 담았는지 과정이 자세히 소개되고, 이 모든 일들이 막판에는 하나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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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느와르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추리 및 스릴러 소설은 대개 권선징악 이야기인데 그 장르에서는 ‘선’이라 불릴 인물이 별로 없고, 거기다 늘 단순 무식하고 잔인한 인물들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 역시 ‘선’의 편에 있다고 할 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욕망과 목표에만 충실할 뿐이죠. 하지만 선과 악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서 본다면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가독성이 매우 높고 전개가 빠르며, 성민과 여진이 주먹보다는 머리를 써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자신을 제거하려고 했던 이에 대한 성민의 반격은 놀랍더군요. 거기다 지하 경제와 불법 도박, 마약, 화류계 여인들 이야기가 매우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3장에서의 격투 도박 장면은 매우 자극적이더군요. 또한 마지막에 거듭되는 반전도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미옥에게 가장 집착하던 남자인 동철이 마지막에 갑자기 등장한다든지 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2장의 주인공 여진은 아무리 봐도 몰입 및 동정의 여지가 없더군요. 그녀의 불행은 대부분 자초한 것이니까요.
최근 한국 추리소설은 대부분 형사가 주인공인데 조직의 세계를 그린 작품은 오랜만입니다. 느와르 쪽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그리고 결말을 보니 후속편도 있을 것 같은데, 하세 세이슈의 <불야성> 3부작처럼 좋은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