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는 국가론의 입문서로서 인기를 얻었으나, 비판적 관점에서는 지식인의 지적 정직성과 방법론적 엄밀함 측면에서 여러 한계를 지적받는 책이다.
이 책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점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1. 이분법적 편향성 (정치적 낙인찍기)
저자는 복잡한 국가 이론을 '선과 악', '민주 대 반민주', 혹은 '진보 대 보수'의 구도로 단순화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비판이다.
홉스, 로크, 루소 등의 사상을 소개할 때도 현대 한국 정치 지형에 맞추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를 '도구'로 보느냐 '유기체'로 보느냐의 논쟁을 선악의 대결로 치부함으로써,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정치철학의 풍부한 맥락을 거세하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 선전물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다.
2. 역사적 비전문성과 원전 인용의 부실
역사학이나 정치학 전공자가 아닌 저자의 한계가 텍스트 곳곳에서 드러난다.
원전 자료를 직접 깊이 있게 분석하기보다 2차 문헌이나 요약본에 의존한 흔적이 뚜렷하다. 이는 서구 근대 사상의
맥락을 오독하거나, 특정 구절을 맥락에서 이탈시켜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소모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학문적 엄밀함보다는 대중적 수사학에 치중하여 사상의 깊이를 훼손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3. '역사의 진보'라는
검증 불가능한 테제의 오용
저자는 역사가 특정한 방향(진보)으로
흐른다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이를 전제로 논의를 전개한다.
이는 칼 포퍼가 경계했던 '역사주의'적 오류에 해당한다. 역사의 진보라는 테제는 과학적으로 검증 불가능한
일종의 신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절대적인 진리처럼 설정하여 자신과 반대되는 견해를 '반동'이나 '수구'로 규정한다. 이러한 결정론적 시각은 유연한 사고를 가로막고, 정치적 반대자를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존재로 낙인찍는 위험한 논리적 근거가 된다.
4. 과거 행적과 저자의 위선 (도덕적 정당성 문제)
저자 유시민은 1984년 발생한 '서울대 민간인 감금 폭행 고문 사건'의 주동자 중 한 명으로, 이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무고한 민간인을 프락치로 오인하여 각목으로 폭행하고 물고문을 가한 사건으로, 피해자들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
국가 폭력과 정의를 논하는 책에서 '인간 존엄'과 '공감'을 강조하는 저자가, 자신의 직접적인 가해로 평생 고통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나 반성 없이 위선적으로 공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지적이 많다. 자신으로 인해 인생이 파괴된 무고한 시민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국가를 논하는 행위 자체가 위선적이며 표리부동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들은 유시민의 저작이 객관적인 학술서라기보다, 저자의 개인적 신념을 정당화하기 위해 철학자들의 입을 빌린 (그것도 아전인수와 견강부회격으로 빌린) '정치적 에세이'에 가깝다는 결론에 이른다.
학문적인 국가 이론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있다면 주의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