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사기>는 동양 역사학의 기틀을 세운 위대한 저작이지만, 현대 역사학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할 때는 몇 가지 문제점과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1. 주관적 개입과 도덕적 인과응보론
사마천은 '술이부작(정해진 것을 기술하되 새로 짓지 않는다)'의 원칙을 따르려 했으나, 실제로는 본인의 주관적 감정과 도덕적 가치관을 매우 강하게 투영하고 있다. 특히 착한 사람이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천도(天道)'에 대한 의구심을 바탕으로, 인물의 성패를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게 드러난다.
2. 문학적 허구성과 대화체 묘사
사건의 사실 전달보다는 드라마틱한 구성에 치중한 면이 있다. 현장에 있지 않았던 인물들의 내밀한 대화나 심리 상태를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생생하게 묘사하는데, 이는 문학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사료적 측면에서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3. 자료 선별 및 고증의 한계
사마천은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지만, 당시 접근 가능했던 자료의 한계로 인해 신화나 전설을 여과 없이 역사적 사실로 편입시키기도 했다(예: 오제본기). 또한 본인이 중시하는 인물이나 가문을 옹호하기 위해 불리한 기록을 생략하거나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편향성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4. 체제상의 중복과 파편화
기전체(본기, 세가, 열전 등) 형식의 특성상 동일한 사건이 여러 곳에 중복 기술되는데, 이때 서술 내용이 서로 충돌하거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는 독자가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혼란을 주게 된다.
5. 한(漢) 중심의 중화주의적 시각
주변 민족에 대한 기술에서 그들의 독자성을 인정하기보다는 한나라를 정점으로 하는 중화 질서 아래 편입시키려는 시각이 확연히 존재한다. 이는 고대 동북아시아나 흉노 관련 역사 서술에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주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사기>는 역사와 인간을 탐구한 위대한 저작임에도 불구하고, 인물 중심의 구성, 사마천의 주관적 평가, 화이관에 입각한 서술, 사실 검증의 미흡이라는 문제와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