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 선정 - 탈 주택 : 공동체를 설계하는 건축 - 야마모토 리켄, 나카 도시하루 / 이정환, 안그라픽스, 2024 -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주택 개념인 ‘1가구 1주택’은 공동체 구성이 어렵다. 그래서 일도 할 수 있는 주택, 외부로 열려 있을 수 있는 주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시키이’라고 부르는 사적 공간의 일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다양한 ’시키이‘ 공간을 적용한 건축물 설계를 사례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한다. 두명의 저자가 함께 쓴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야마모토 리켄이 서문 주택에 갇힌 ‘행복’, 1부 시행과 발문 료가와마치의 공동체 감각을 나카 도시하루가 2부 제안을 썼다.야마모토 리켄은 서문에서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우리의 생활 방식 변화로 생긴 ‘1가구 1주택’이라는 주거 방식의 보편화에 대한 배경 설명으로 시작한다. 주거 방식의 변화는 산업자본가들의 관리 편의에 의해 공급된 노동자 주택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 이식되어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의 전형이 된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변화하는 주거 방식에 건축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핵가족을 위한 주거 형식인 1가구 1주택이 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형식을 생각하면 될 뿐이다.”(33p)라고 생각을 이야기 한다. 대안으로 “새로운 주택은 단순히 가족만의 내부에 갇혀 있지 않고 외부로 개방되어야 한다.”(34p)고 주장한다. 새로운 주택에 대한 해결책으로 ‘시키이’ 공간의필요성을 말하고 “사적인 공간 안에 있는 공적인 공간이 시키이다.”(35p)라고 하면서 구체적인 사례로 좁게는 일본건축에서 툇마루, 넓게는 한국건축에서 사랑방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1부 시행에서는 서문에서 이야기한 ‘시키이’를 자신이 작업한 건축설계 프로젝트 사례를 가지고 자세히 설명한다. 여러 건축설계 사례 중 몇가지를 살펴보면 구마모토현 호타쿠보 제1단지에서는 주택이 중정에 대한 ‘시키이‘ 역활을 할 수 있도록 배치계획을 각 세대는 중정으로 LDK가 면해서 마주 볼 수 있는 평면계획을 적용한 내용을 보여준다. 베이징 젠가이SOHO 설계에서는 일도 할 수 있는 에 관한 아이디어와 외부공간을 단지 외부에 개방하자는 제안을 하였고 세대내 SOHO 공간이 ’시키이 역활을 하고 있다. 특히 관심이 가는 사례로는 대한민국 강남구에 만들어진 서울 강남하우징이다. 공공 설계공모로 진행된 건축설계 작업에서 공동주택의 ‘프라이버시’을 뒤로하고 동과 동의 거실이 서로 마주보고 현관문은 유리로 마감하는 방법으로 ‘시키이’를 구현했다. 2부 제안은 공동저자인 나카 도시하루가 건축설계한 도시의 근린생활시설 2개 프로젝트 사례를 바탕으로 작은 건축에서 적용 가능한 공동체 주거의 방법을 작은 경제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발문 료가와마치의 공동체 감각에서 야마모터 리켄은 교토의 도시계획에서 시작한 도시가 “료가와마치가 된 이유는 각 집이 도로를 면하여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쳤기 때문이었다.”(270p)라고 말하고 이것은 단순한 생활이 아닌 생활에 필요한 적극적인 가계운영이 이유라고 현대 1가구 1주택의 전형이 된 하급 사무라이 주택의 평면과 비교해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질문으로 탈 주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면 “임금노동이 앞으로도 가장 유력한 노동 방식일까? 1가구 1주택 모델이 유일한 거주 형식이라는 사고방식은 앞으로도 유효할까? 만약 이미 유효성을 잃어버렸다면 1가구 1주택을 대신하는 미래의 주거 형식은 어떤 식으로 설계할 수 있을까?”(277p)이 책은 기존 주거 방식과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구체인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해줘서 건축설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탈 주택’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갖는데 충분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