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그단스크 - 낯설지만 빛나는 도시에서
고건수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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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는 나라, 처음 듣는 도시, 건축가와 건축물 이야기

‘이를테면, 그단스크’ 책의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차례를 넘기면 한번쯤은 들어는 봤지만 가보지는 못한(프랑스, 네덜란드를 제외한) 동유럽, 북유럽의 나라이름과 처음 들어본 도시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학교에서 건축 공부 시작부터 30년을 건축설계를 하는 건축사로 일과 여행으로 여러나라, 도시를 돌아다녔지만 생소한 도시, 건축가, 건축물의 공간을 살펴보는 가슴 뛰는 독서였다.

책의 내용은 도시와 건축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온 낯선 도시에서 여행을 계획한다면 어떤 여행 안내서보다 읽기 쉽고, 깊이있는 내용으로 도시의 역사를 건축 공간과 함께 설명하는 내용이다.

3부로 구성된 책은 각 국가별로 한 도시를 선택하여 도시의 역사와 구조, 주요 건축물의 공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시와 건축의 성장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1부. 소설이 된 도시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와 폴란드 그단스크를 걷는다.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성 마틴 대성당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을 소개한다. 사회주의시절 건축된 라디오 빌딩의 투박한 외관과 빛이 스며드는 매력적인 역피라미드 내부공간에 대해 설명하고 에스엔팬 다리를 건너 페트로잘카 지역의 파넬라크를 자세히 살펴본다.
그단스크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도시의 역사와 전쟁이 끝나고 도시를 복원하는 과정과 원칙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성 캐서린 성당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 주는 감동을 잃어버린 묘지를 위한 묘지를 바라볼때는 죽음과 삶이 어떠한 모습으로 기록되어야 하는지 설명한다.

2부. 안목과 애정이 깃들면
슬로베니아 류블라냐와 네델란드 힐베르쉼, 라트비아 리가를 돌아본다.
류블라냐의 도시 중심 프례셰렌 광장에 면한 갤러리아 엠포리움과 성 프란체스코 성당을 살며보고 건축가 요제프 플레츠니크가 류블랴냐에 설계한 슬로베니아 국립 대학 도서관, 류블랴니차강 계단과 산책로, 삼중교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설명한다.
힐베르쉼에서도 건축가 빌럼 마리누스 두독이 설계한 힐베르쉼 시청사에 대한 건축적 분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당대 최고 기술과 건축가의 노력이 집약된 얀 다이커의 햇빛요양원과 데이터와 풍경이 결합한 ‘데이터스케이프’ 건축인 MVRDV의 빌라 브이피알오를 통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위한 건축가의 노력을 살펴봤다.
리가에서는 중세의 성 베드로 성당과 검은 머리 전당을 거쳐 아르누보 스타일의 알베르타 거리와 성벽과 해자를 녹지와 도시 운하로 바꾼 조경가 게오르그 쿠프할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 비로소 열린 내일
크로아티아 리예카와 프랑스 릴-메트로폴을 살펴본다.
리예카에서는 도시의 쇠퇴한 산업건축물인 리예카 종이 공장과 두 여성 건축가 아다 펠리체 로시치 & 나다 실로비치의 건축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먼저 나다 실루비치가 학교를 리모델링 설계한 리예카 대학 도서관을 살펴보고 다음으로 로시치가 산위에 X자형 평면에 홀수층과 짝수층이 면적이 다른 단위세대와 공유공간으로 평면과 단면의 변화된 공간을 설계한 코잘라 아파트 살펴본다.
릴-메트로폴이 행정구역 특성으로 주변 백여 개의 작은 지자체를 포함하는 범위와 유라릴 프로젝트에 대해서 함께 설명한다. 루베의 라 피신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라 피신 미술관의 진입과정과 수조 전시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코뮌 크루아에 위치한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가 설계한 빌라 카브후아의 다양한 내부 공간이 외장재까지 연결되는 완성도 높은 건축에 대한 감동을 알려준다. 랑스에서는 사나가 설계한 랑스 루브르에 적용된 얇은 기둥으로 나타나는 구조방식과 주변을 반사해서 확장하는듯한 알루미늄 외장재가 보여주는 건축적인 효과를 설명하면서 마무리한다.

다음 책을 예고하는 듯한 도시 산책에서 언급한 벨기에 헨트, 리투아니아 빌뉴스, 덴마크 오르후스, 포르투칼 포르트, 아일랜드 더블린, 독일 뒤스부르크,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낯선 도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 중 한 문장을 인용하면 “걸음마다 기록으로 남겼고, 사진으로 그 기억의 틈을 촘촘히 덧댄 게 이 책이다. 평소 들어보기 힘든 건축은 물론, 우리나라 건축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선별해 담았다. 역사의 상흔이 아직도 도시 곳곳에 짙게 새겨져 있다는 믿음으로 공간의 기억을 뒤적이고 골목을 거닐었다.”(P. 7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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