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고기입니다 신나는 새싹 210
김주연 지음, 경혜원 그림 / 씨드북(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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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망설이면서 골랐던 책이에요.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나 너에게 불편한 이야기할거야.'라고 경고하는 느낌이 확 들었어요.


'나 소고기 잘 먹는데...'


다 읽고 나서 소고기 못 먹게 되면 어쩌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표지를 펼쳤습니다.


이 그림책의 면지는 비어있어요. 그리고 첫 페이지가 바로 이 장면입니다.

어제 소고기 외식을 한 제게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입니다.

저 아름다운 마블링 자태를 보세요! 지글지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드디어 처음으로 밖에 나왔어요. 낯설고 무서워요.


긴 기다림의 끝, 마침내...

예상 가능한 결론이었음에도, 막상 그림으로(사진도 아니고 그림인데!) 마주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철렁합니다.

소는 20년 이상 사는 동물이라고 해요. 그런데 고기가 되기 위해 키워지는 소는 2년 6개월만에 도축된다고 해요.

(그림책의 마지막에, '고기가 되기 위한 소의 일생'이라는 글로 보다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전에 <돼지이야기>의 제작 과정을 이야기하시던

유리 작가님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적어도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길러지고,

어떤 환경에서 도축되고 유통되어 식탁에 오르는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하셨거든요.

이 책이 딱 그런 책이 아닐까 싶어요.

저조차도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가끔은 고기가 그저 공장에서 스티로폼 용기에 담겨 나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거든요.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만 그 고기가 불과 몇 시간 전에 살아있던 동물이었다는 것을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장을 보지요.

만약 지금 내가 사고, 조리하고, 먹는 음식이 어떠한 생명의 희생으로 나에게 왔는지, 그리고 이 음식이 나와 우리 가족에게 어떤 에너지를 주는지를 생각한다면, 함부로 음식을 남기거나 버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아, 지난 번에 계란 한판을 샀는데, 전부 쌍란이더라구요. 전 신나서 자랑했는데, 이건 닭의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서 배란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일이라고 하더라구요. 영양 상의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좀 속상했어요. 건강한 닭이 기쁘게 낳은 알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지요.

조금 양이 부족하더라도,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다소 비싸더라도... 건강하게 자라고, 위생적으로 유통된 고기를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그리고 우리,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요.


*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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