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문병욱
이상교 지음, 한연진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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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교 작가님은 다양한 동시집과 올해 북스타트 선정 도서 중 <토끼씨, 상추 주세요>로 친숙한 작가님이세요. 워낙 다양한 아동문학에 글을 쓰셔서 작품 수가 어마어마 합니다. (알라딘에서 확인되는 작품수만 346종입니다.. 하핫) 동시를 많이 쓰시는 작가님이서서 그런지, 이 그림책도 내용이 동글동글 따숩고 포근합니다.


그림을 그리신 한연진 작가님은 역시 올해 초등 북스타트 선정 도서 중 <옥두두두두>로 만난 작가님이세요. <옥두두두두>의 색감이 워낙 쨍해서, 이 책은 같은 작가님 책이 아닌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시 한번 보니 동글동글한 캐릭터들이 딱 한연진 작가님 그림이네요!


"새 학년이 되었다."

이 첫 문장에서 새학기의 긴장감과 설레임이 동시에 확 느껴집니다.


어른이 된 지금은, 그거 뭐 별일인가 싶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면,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안되어서 속상했던 적도 있고, 지독한 길치라 교실을 못 찾고 헤맨 적도 있고, 무서운 남자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되시는 바람에 그 날부터 학교가기 싫어진 적도 있었네요. 하핫


낯선 복도를 따라 교실에 도착하니, 이미 알던 친구들과 이번 학기에 새롭게 알게된 친구들이 모여있어요. 이 책은 매 페이지마다, 교실 구석 구석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소소한 재미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학급 문고에는 한연진 작가님의 책 <눈물 문어> <빨간 차 달린다> <끼리코> <옥두두두두> 김릴리 작가의 <내 사탕 어디갔어> 문지나 작가의 <버찌 잼 토스트> 최헤진 작가의 <아빠와 토요일>가 꽂혀있고, 오른쪽 분홍색 선반과 교실 뒤 사물함 위에는 반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화분이 조로록 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문병욱은 바보'라고 해요. 손을 주머니에 넣고 빼지 않는다고요!

이상해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고 바보는 아닌데 말이에요.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어느 새 예지도 주머니에 손이 들어갑니다. 병욱이는 항상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던 중이었을까요?


예지는 병욱이를 찬찬히 봅니다. 병욱이와 인사했던 날, 병욱이가 그린 그림, 병욱이가 보는 책...

그렇게 눈이 가고, 마음이 가고, 용기를 내 한 마디 붙여 봅니다.


"그 책 재미있어?"


교실 속 화분들의 변화와 물조리개, 종이비행기를 잘 보세요. 아마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짓게 되실 거예요.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예지는 자전거를 타고 달려 나가는 병욱의 뒤통수에 소리쳐요.


"잘 가!"

달리느라 내 말을 못 들었나 보다.

나는 아까보다 조금 더 크게 말했다.

"내일 또 봐!"


병욱이는 예지의 목소리를 정말 못 들은 걸까요?

마지막 병욱이의 표정을 보세요! 정말 제가 마음을 확 빼앗겨버린 장면이에요. 

(꼭 그림책으로 확인하세요!)


외톨이 같이 겉도는 아이들을 그린 이야기들 중에, 저에게 가장 따스하고 몽글몽글하게 다가온 그림책이었어요.


이 책을 볼 땐, 예지처럼 반 친구들을 고운 눈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살펴보세요.

그림책 속의 이 아이는 이름이 뭔지, 자리에는 뭐가 있는지, 주로 하는 행동이 뭔지.. 자꾸 바라보다 보면, 말 한마디 없는 아이들조차도, '아 이 친구는 이런 성격의 아이겠구나' '이 친구는 이걸 좋아하는 아이구나'하는 것이 은근하게 보여요. 그러면서 자꾸 보고 또 보게 되고, 그러다보니 이 책과 정이 드는 것 같아요. ^^


꼭, 타인의 흠만 찾는 사람이 있어요. 아마 다들 아실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중 하나가 남의 흠찾기라는 거. 열심히 좋은 정보를 공유했는데 '고마워요', '잘 읽었어요' 한 마디 없이 맞춤법 지적만 하는 사람, 찾기 힘들까봐 링크까지 공유해줬더니 링크 안열린다고만 트집잡는 사람... <우리 반 문병욱> 속 아이들도 병욱이의 이상한 점을 찾기는 쉬웠을 거예요. 그런 것은 눈에 잘 보이니까요. 하지만 상대방의 좋은 점, 잘한 점은 때론 찬찬히 살펴보아야 할 때가 있어요. 우리도 예지처럼 고운 눈으로 오래 오래 서로의 좋은 점 멋진 점 잘한 점 예쁜 점만 찾아서 이야기 해 주면 어떨까 싶네요.


* 출판사에서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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